▲ 최창희 대전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 |
출범 당시에 비해 재단은 양적으로 규모가 커졌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규모가 커지는 재단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재단의 자율성 확보와 정책개발 기능의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 자율성 확보에 대한 의견은 재단이 현재 시로부터의 자율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규모가 커진다면 관이 지역의 문화 사업을 더욱 주도하게 되는 측면이 강해질 수 있어 민간차원의 문화 사업을 지원한다는 재단의 본래 설립목적이 손상될 수 있는 만큼 재단의 자율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정책개발 기능의 향상에 대한 의견은 위탁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재단이 또다시 위탁 사업을 추가로 맡게 되면 정책개발과 같은 역할에 더욱 소홀해 질 수 있어 재단의 규모 확대에 앞서 대전의 대표적 문화브랜드 창조 및 대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개발에 대한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재단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양적인 면에서 조직의 확대와 더불어 질적인 면에서의 정책개발기능에 대해서도 간과하면 안된다고 본다. 대부분의 예술가나 시민들은 대체로 당장 눈에 보이는 사업이나 예산지원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정책개발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정책개발에 대한 소홀함을 극복하고자 재단은 지난 4월부터 '막월문화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월요일에 진행하는 막월문화포럼은 당장은 많은 관심을 끌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알고가야 하는 문화예술관련 주제들을 선정하여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 시간이었던 지난 4월에는 '문화예술관련 협동조합의 이해와 전망', 5월에는 '문화예술교육사 제도 도입에 따른 전망과 과제'로 진행하였다. 6월에는 '사회적 자본 확충에 대한 문화예술의 역할'등 매달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4월과 5월에 진행한 막월문화포럼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생각과 의견들을 제시하기도 하고 궁금한 점을 확인해 가는 모습들이 많았다. 소소하게 진행되어 오히려 각자의 생각들을 세세하게 담아낼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거대한 구조나 형식도 필요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소소한 의견들을 나눌 수 있는 막월문화포럼에서의 의견 수렴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재단의 규모는 커질 것이다. 재단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정에 있어 문화사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라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한 사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언론, 시민, 예술인 등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사업의 적정성과 진행방향을 확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재단에서는 의견수렴 과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도 재단은 막월문화포럼 뿐만 아니라 정책세미나, 문화사랑방, 아티언스포럼 등의 운영을 통해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받고자 한다. 대전지역만의 약점으로 꼽히는 문화예술평론과 긍정적인 비판 기능도 강화하여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듯이 다양한 비판의견도 수렴하여 대전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사업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의견들을 모으고, 의견수렴 창구를 다양화하여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지만, 이러한 길을 꾸준히 가다보면 풍성한 우리의 문화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재단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할 '막월문화포럼'이 기능적으로 성숙된 역량을 발휘하고, 예술인이나 시민 모두가 함께 하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제대로 작동하길 바란다. 또한 '막월문화포럼'을 통해서 향후 대전시민을 위한 문화정책이 많이 양산되는 날이 오기를 재단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대전시민 입장에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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