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불량 부품 사용에 따른 원전 가동 중단으로 대형유통업체가 이래저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신선식품 매장은 제품 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낮은 온도를 유지하지만 일반매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 26℃를 준수하고, 위치에 따라서는 온도차가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력 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유통업체마다 다양한 에너지 절약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내온도를 26℃로 유지하는 등 냉방기 가동을 줄이면서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고객들은 상당한 불편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형유통업계 특성상 쾌적한 쇼핑환경 제공이 불가능하면 고객 수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의류매장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객들이 제품을 고른 뒤 입어봐야 하지만 더위 탓에 고객들도 불편을 겪고, 매장 역시 제품에 땀이 묻는 경우가 많아 곤란에 처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A백화점 의류매장 매니저 김모(여·44)씨는 “간혹 땀이 많은 손님들의 경우에는 얼룩이 져 제품을 세탁해야 할 때도 있다”며 “손님들도 불편하지만 매장 입장에서도 매출이 하락하는 등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냉방기 가동을 최소화면서 매장별로 온도차에 따른 매출 차이도 발생하고 있다.
공조기나 냉방기 인근에 자리한 매장은 괜찮지만 구석진 곳의 매장은 3℃ 가까운 온도차가 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를 26℃로 유지해도 구석진 곳의 경우 외부 온도와 별반 차이가 없는 상태다.
통상 매장의 위치는 매출액이나 인기 브랜드가 고객들의 동선에 우선돼 배치되는 만큼 구석진 곳의 매장은 더위로 인한 불편과 함께 매출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B백화점 판매사원 박모(여·23)씨는 “매장 내에서 궁여지책으로 선풍기를 틀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편은 여전하다”며 “많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판매사원들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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