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원재료 구입 대금은 물론 부가세납부·신고를 하지 못해 납기연장을 하는 등 자금난에 봉착한 상태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오는 12일 개성공단 폐쇄 후 처음 열리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 큰 기대를 거는 등 하루빨리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9일 대전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에서 개성공업지구에 입주한 기업은 대전 2곳, 충남 4곳으로 모두 6곳이다.
지역 내 입주기업들은 북한이 지난 4월 개성공단 통행을 일방적으로 제한해 경영악화 등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지역에 영업소만 두고 있을 뿐 생산공장은 개성공단에 있어 폐쇄 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철수 시 일부 완제품을 가지고 왔지만, 이마저 모두 소진되면서 피해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전의 제조업체 A기업은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놓였다. 이 기업은 지난 4월 25일까지 제1기 부가가치세 신고·납부해야 하지만, 1억 2000여만 원을 납부하지 못해 납기연장한 상태로 앞으로 2~3개월 후 부가세 납부에 애를 태우고 있다.
A사측은 “개성공단이 폐쇄 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한지 60여일이 지났다. 이로 인해 제품생산과 판매를 하지 못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개성공단 사태가 더욱 장기화 될 경우 부도위기까지 맞을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개성공단에 투자한 시설 사업비만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대부분 입주기업이 개성공단 내에 시설투자를 집중적 하다 보니 피해규모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개성공단 입주 당시 50억원을 투자한 B업체는 “국내에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개성공단 폐쇄 후 제품생산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단 패쇄 후 회사경영은 물론 직원들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하루 빨리 정상화 되기를 바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가운데 9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실무자 회담과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담에 입주기업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 후 남북 관계자들이 처음 만남을 갖는 자리여서 입주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내 개성공단 입주 기업 C사 관계자는 “개성공단 폐쇄 후 처음 열리는 남북정상급 회담이다. 많은 입주기업들이 이번 회담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하루 빨리 개성공단 정상화가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또한 정상화가 되더라도 재방방지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정부가 북측과 만남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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