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원생 딸을 둔 김모(38·서구 둔산동)씨는 최근 아이가 책 속 그림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것을 보고 순간 당황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아이가 종이책을 무심결에 클릭했던 것.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아이는 '종이책이 시시하다'며 잘 읽지 않으려 한다. 어린 시절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쥐어줬던 것이 이제는 후회막심이지만 어떻게 해야 아이가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게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 각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 단골 초청강사인 공병호 박사는 수많은 책을 집필해 주위를 놀라게 하는데 저서에 담을 원고를 쓰는 시간 이외에 전국에 특강을 다니는 시간 틈틈이 끊임없이 다방면의 책을 읽고 청강생들에게도 필독서를 권해주곤 한다. '다독','다상량'이 '다작'을 내게 하는 밑거름이 됨을 공병호 박사의 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의 독서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간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이 10명 가운데 7명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와 우리나라 성인의 일반도서 독서율이 66.8%로 2년째 7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1994년 86.8%와 비교하면, 무려 20% 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서적 구입 지출도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독서량이 줄어든 것은 개개인의 성향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인한 바도 크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기 바쁘다. 또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폰에 탐닉해있다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책을 특정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도 독서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중 하나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학습이나 대입을 위한 독서는 강제성이 가미돼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게 된다.
학교에서 내주는 독후감 숙제나 청소년·중고생들이 읽어야 하는 필독서 목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스마트 기기의 등장과 경기침체의 영향 속에서 종이책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책읽는 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중 하나가 도서관의 역할이다.
도서관이 책만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책을 소재로 한 연구 모임이나 강연회 등을 마련하면서 독서 운동을 부흥시키는 진앙지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병렬 희망의 책 대전본부 사무처장은 “도서관에서 책과 관련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토론회나 흥미로운 이벤트 등을 준비하는게 필요하다”며 “책을 통해 지혜롭고 현명한 현자들의 가르침을 얻고 행복한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어릴때부터 독서 습관을 길들여주는게 좋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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