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참여 인사 대부분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맞불어야할 경쟁 후보들이라는 점에서, 지역현안에 공동 대처한다는 취지 자체가 벌써부터 퇴색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구체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각 당의 사무처장들도 지방선거 출마와 일괄 인사 등으로 대거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출발부터 좌초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관·정협의체에서 내년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는 최대 9명에 달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홍문표 충남도당위원장이 충남지사에, 박성효 대전시당위원장이 대전시장 선거의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윤진식 충북도당위원장 역시 유력한 충북지사 후보다.
민주당에서는 이춘희 세종시당위원장의 세종시장 선거 출마가 유력하고,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도 대전시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위원장에 이장우 의원과 성완종 의원을 합의 추대했다. 협의체를 주도해온 박성효 의원과 협의체 내 조율자 역할이 기대됐던 홍문표 의원이 빠진 것이다. 협의체를 주도해온 이상민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4개 시·도지사의 재출마가 유력하면서 협의체 참석자들 간 경쟁이 불가피해 현안 논의보다 세 싸움으로 변질될 우려도 제기된다.
실무 담당자인 각 당의 사무처장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박희조 대전시당 사무처장과 정연상 충남도당 사무처장이 각각 내년 지방선거에 대덕구청장과 공주시장 출마자로 분류됐다. 민주당은 이달 말 시·도당 사무처장(세종시 제외)을 일괄 교체할 예정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당장 코 앞이 선거인데, 경쟁자들이 지역현안을 위해 제대로 힘을 모을 수 있겠느냐”며 “자칫 정치적으로 변질돼 중앙정부조차 협의체를 시원찮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치단체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협의체 관계자는 “정치권이 방안 제시와 국회에서의 예산 반영 등을 보조할 수는 있지만, 전문성 등 현안에 가장 깊게 관여된 것은 자치단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도가 먼저 정치권에 현안을 전달해주면 시·도당 차원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업무 유지에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관·정협의체는 11일 세종시청에서 여야 시·도당 사무처장들과 충청권 4개 시·도 기획실장 등이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열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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