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보조금 폐지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경제를 더욱 위축시킴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수도권과 가장 인접한 지역으로 그동안 많은 기업을 유치했지만, 입지보조금을 없애면 기업을 유치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재정관리협의회에서 기업의 지방투자 유도를 위해 시행 중인 '지역투자촉진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입지보조금을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2004년부터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입지금액의 15~45%, 설비투자금액의 3~20%를 기업당 최대 60억원까지 지원해 왔다.
입지보조금 명목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954억원이 지급됐고, 올해는 341억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
신규 보조금 신청은 불가능해지지만, 이미 지원이 예정돼 있는 기업에 대해선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런 가운데 대전상공회의소외 중소기업 등 지역 경제계는 MB정부 당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추진 등의 여파로, 수도권에서 충청지역으로 이전한 기업이 크게 감소한데 이어, 현 정부의 입지보조금 폐지는 사업장 이전을 계획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기업들의 지방 이전이 주춤하고 있어,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기업 이전 활성화를 위해 입지보조금을 높이지는 못할망정, 내년부터 입지보조금을 없애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충남도는 “입지보조금이 없어지면 수도권 기업을 유치하는데 큰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충청권 이전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입지보조금은 사실상 정부가 땅값을 지원해 주는 것이어서 다소 논란이 있었다”면서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현행 투자규모의 10%인 설비투자 지원율을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설비투자에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꾸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초 충남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한 기업은 2010년 200개에서 2011년 92개로 크게 줄었고, 이후 2012년에는 69개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