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실례를 보면 석면슬레이트 지붕에는 건축 연도가 20년 이상 됐고 심지어 새마을운동 당시 지은 노후 건축물이 상당수에 이른다. 위험성을 감안하면 슬레이트 지붕은 '전부 교체'가 목표해야 할 대상이다. 지원받는 취약계층 말고도 경제 사정으로 엄두를 못 내는 가구가 많다.
농촌 현실에서 300만원 이상에서 최대 1000만원에 이르는 지붕 해체와 제거, 개량 비용을 부담하기는 힘겹다. 때에 따라서는 내부 수리를 병행해야 한다. 지원받더라도 가구당 350만원 한도 외의 처리 비용 일부를 소유주가 부담하기란 쉽지 않다. 노인이 많은 농촌인구 구조상 지붕 해체와 제거를 지원해줘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 지붕 개량 공사가 처음부터 체계화되지 않았던 점이 지적된다. 농어촌 주택 개량에서 나타난 것처럼 사업비 융자방식으로 추진하면 취약계층이 이용하기 어렵다. 작업 범위도 석면이 포함된 건축자재까지 넓혀줘야 한다. 안전한 철거, 폐(廢)슬레이트 처리는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른다.
당장 목전의 과제는 지붕 개량 지원비의 국비 확보, 지방비 충당이다. 내년 국비 10억여원 확보부터 우선 불투명하다. 전국 120만 가구 안팎의 슬레이트 지붕 중 충남도내 해체 대상은 10만여 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취약계층 주거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이상까지 적용되도록 대상과 범위를 더 늘렸으면 한다. 동시에 지원 대상과 범위, 기간에 분명한 원칙이 서야 할 것이다.
현재 속도와 지원 여건이라면 지붕 철거와 교체는 '하세월'이 될 것 같다. 지원이 늦거나 들쑥날쑥하는 만큼 석면 위험에 오래 노출되는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석면 실태조사 및 지원을 의무화하는 자치입법 제정도 도움되는 방법이다. 이때는 공공건축물과 학교, 사업장까지 두루 적용돼야 함은 물론이다. 주민 건강권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지원 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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