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초과 첫 추첨제 도입, 침체된 분양시장 살릴까?

분양가 억제 기대감 벌떼 수주전 허점… 중대형 업체 참여확대 한계

행복도시 3생활권의 첫 공동주택용지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올 상반기 다소 침체된 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있을 지 주목된다.

탁월한 입지조건을 넘어 85㎡ 초과 주택용지의 첫 추첨제 도입에 따른 분양가 억제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소위 1개 회사가 여러 계열사를 통해 입찰 가능성을 높이는 소위 벌떼 수주 경향은 네임밸류 상승 및 중대형 건설사 참여 확대에 한계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 및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공급 예정인 11필지 중 5필지를 우선 공급한다.

이번 물량의 특징은 소위 세종의 강남 생활권이라 불리는 3생활권의 입지조건에서 두드러진다.

3-2생활권 M4(627세대), M5(895세대) 블록의 경우, 내년 말 이전 예정인 세종시청 및 시교육청 등 주요 공공기관과 인접 생활권에 있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보인다.

3-3생활권 M1(904세대)과 M3(1154세대), M4(1463세대) 블록은 4생활권 16개 국책연구기관 및 신동·둔곡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와 인접성 면에서 장점을 지녔다.

또 대전 반석·노은권과 인접성 등 수요자 관심을 끄는 대목이 많아, 건설사들의 입질을 자극할 전망이다.

입지조건을 넘어 85㎡ 초과 주택용지에 대한 추첨제 적용도 메리트로 다가오고 있다.

행복도시에 처음 적용되는 제도변화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기존 최고가 경쟁입찰은 토지 낙찰가 상승을 가져왔고,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브랜드 네임 상승 및 중대형 업체 참여 확대를 기대할 수있는 입찰 참가자격 기준 개정은 무산됐다.

현행 당첨제 낙찰 방식은 하나의 중소형 건설사가 여러 개 계열 법인과 무더기 입찰에 응해 당첨확률을 높이는 일명 벌떼 수주전에 허점을 드러냈다. 통합 법인으로 참여한 중·대형 건설사의 당첨 기회는 그만큼 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 분양 물량의 최소 70% 이상이 벌떼 작전을 쓴 전라권 업체의 독식구도로 공급된 바 있다.

행복청과 LH는 최근 침체 일로에 접어든 분양시장 활기를 도모하는 뜻에서 규제 적용을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300세대 이상 건설 또는 사용 실적을 가진 건설사로 1순위 자격을 제한한 것만으로도 소위 페이퍼컴퍼니를 걸러내는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는 판단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1개 회사가 여러 개 계열사를 동원한 입찰참가 방식이 불법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회의 균등' 관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있는 만큼, 이번 토지공급 결과를 보고 제도개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