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 31분을 기해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450만㎾ 밑으로 하락해 전력수급 경보 '준비'(예비전력 400만㎾ 이상 500만㎾ 미만)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불량 부품을 사용한 원전의 잇따른 가동 중단으로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되면서 유통업계 판매사원들의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매출 실적에 대한 부담이 상존하는데다가 더위에 따른 고객들의 불만까지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전력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고강도의 절전대책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올여름은 유난히 혹독한 시기가 예상되고 있다. 경기침체 지속으로 매출 상승이 여의치 않은데다 전력난에 따른 여름철 냉방까지 제한되면 고객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져 이중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른 더위가 갑자기 기승을 부리면서 고객들의 불만 민원이 쏟아졌다.
쇼핑 환경에 따라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만큼 일부 백화점은 서둘러 냉방 가동을 결정하기도 했다.
유통업체들이 시행하는 전력 위기대응 단계별 절전대책의 경우 예비전력량에 따라 1~3단계로 나눠 냉방기나 공조기, 엘리베이터, 조명 등을 조절할 계획이다. 관심 단계인 1단계(예비전력 400~300만)에서는 매장온도를 25~26 이상으로 준수해야 하지만 경계단계인 3단계(예비전력 200~100만)에서는 매장온도 28 이상, 엘리베이터 운행 50% 감축, 온수공급 중지, 냉방기 중지, 공조기 75% 정지, 주차장 급·배기 팬 가동 100% 정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마다 LCD 모니터를 활용해 출입문, 매장, 엘리베이터 등에 절전대책을 고지하고, 안내방송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예상하기 쉽지 않다.
더위에 불쾌지수가 높아진 일부 고객들은 무조건적으로 항의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직원들도 고충이 따르겠지만 1차로 고객들을 상대하는 판매사원들로서는 불만 민원을 상대해야 하고, 매출도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그나마 신선식품 매장은 제품의 신선도 유지 때문에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의류 매장의 경우 앞으로 닥칠 상황이 두렵기만 하다.
A백화점 의류매장 매니저 김모(여·44)씨는 “고객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판매사원 입장에서는 올 여름을 견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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