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는 올 시즌 15승 32패 1무(승률 0.319)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막내 구단인 NC와의 승차는 3경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지만, 자존심이 상할만한 성적이다.
한화는 이번주 자존심을 회복하고 전력 열세를 무너트릴 열쇠를 찾아야 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선발ㆍ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바티스타ㆍ이브랜드ㆍ김혁민을 제외한 선발투수는 김응용 감독의 의중대로 상황에 따라 등판시킨다. 체계가 잡히지 않은 건 4, 5선발만이 아니다. 선발진 체계가 자리잡지 못했지만, 더 큰 문제는 불펜의 필승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LG전에서는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8회말 불펜진이 무려 5점을 내주며 역전패 당했다. 이날 김혁민의 무실점 호투도 날아갔다. 지난 29일 윤근영도 단 1점만 내주며 좋은 투구를 보였지만, 불펜진의 3.2이닝 동안 7점을 내주고 역전패의 쓴맛을 봤다.
한화의 '최후의 보루' 송창식도 무너졌다. 4월까지 13경기 가운데 4세이브 방어율 1.34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지만, 자주 마운드에 오르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9회, 1이닝만을 책임지는 마무리가 아닌, 경기 막판 몇 점차라도 지켜야 할 상황이면 송창식이 나섰다.
8회에 등판하는건 기본이고, 일주일에 3~4차례 등판하는게 다반사다. 올시즌 25경기에서 32.2이닝을 소화할 정도다.
이렇듯 불펜 투수 불안이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부각시키지만, 선발 투수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바티스타는 지난 28일 LG전에서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2일 NC전에서도 8이닝 1실점 14탈삼진의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투구를 보였다. 지난주 LG, NC와의 6경기 가운데 승리한 2경기를 모두 바티스타가 이끈 것이다.
나머지 4경기 가운데 2경기는 선발 투수가 무너졌고, 2경기에서는 불펜진이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불펜진이 불안하다보니 더 많은 승리를 챙기기 위해선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끌고가야 한다. 2승이 모두 선발 투수가 7이닝 이상 끌어줬을 때 나왔기 때문이다.
한화에게는 6월부터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대안이 절실하다. 선발 투수가 매 경기 7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마운드 개편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부하에 걸린 송창식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다른 투수들이 긴박한 상황에서 나올 수 있을 만큼 정상적으로 버텨주는 것도 필요하다.
3일부터 4일 휴식에 들어간 한화는 7일부터 문학구장에서 SK와 3연전을 치른다. SK와 전적은 1승 4패 1무. 이번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삼아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김영재 기자 you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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