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영 행정자치부 차장 |
6월 첫주부터 전력수급 경보 '관심'(예비전력 300만㎾ 이상 400만㎾ 미만)단계로 접어들어 정부는 산업계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전력 절감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온나라가 '전기 아끼기'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전력대란이 온 배경을 살펴보면 다소 상실감 마저 든다.
원전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면서 안전성의 위협을 느낀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지키셨고, 케이블 교체를 위해서는 약 4개월간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위조내용은 국내시험기관이 해외시험기관에 의뢰한 시험결과 자료 중 불합격 부분을 임의로 삭제한 것으로 12개의 케이블 샘플 중 3개만 합격했으나 합격한 2개, 불합격한 1개 결과만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전비리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개인의 사욕과 바꾼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어찌보면 이번 원전 시험서 위조사건은 개인의 사욕을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바꾼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원전이 멈추면서 산업계도,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비상이 걸렸다.
몇몇의 편의주의와 개인 사리사욕을 위해 나라 전체가 위험에 빠진 상황이다.
이는 사회적 자본과 연계될 수 있다. 사회적자본이 탄탄한 나라는 사회 구성원간 신뢰와 배려, 소통, 협력 등이 구축돼 있어 개인간 이기주의나 불신에 따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시장 경제의 역기능인 개인간 이기주의 대신, 내 업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 어떠한 시너지를 내게 될지를 생각해 일한다면 이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부패를 유발하지 않는 제도 개선이나, 감시 기능도 중요하다.
하지만 옛 속담에 '마음먹고 훔진 도둑에게는 방도가 없다'고 한다. 아무리 제도적으로 막고, 철통 경비를 한다 하더라도 도둑을 막을 수 있는 방도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성원간 서로 믿고, 신뢰가 쌓인다면 도둑을 막기위한 철통 경비 비용을 쓰기보다는 성장을 위한 다른 비용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말로만 OECD 국가임을 외치지 말고, 범 정부적이고 범 사회적인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김민영·행정자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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