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공관이 시지정 문화재자료로 등록돼 있으며 국가 등록 문화재가 4개동에 이른다. 한국전쟁 시 대통령의 임시거처로도 사용됐을 뿐 아니라 UN군 참전을 공식 요청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는 등 역사적 의미도 담고 있다. 관사가 이처럼 밀집돼 있는 곳은 대흥동 관사촌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대전시는 보존 가치가 높은 관사촌의 향후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대전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그 결과 대전발전연구원은 3가지의 안을 제시했다. 제1안인 원도심 문화예술촌(아트 인큐베이터 & 레지던스)의 경우 전문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장려를 통해 문화예술 분야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1안은 대전시가 현재 대흥동 옛 테미도서관에 조성중인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의 기능과 유사하다.
2안으로는 문화테마빌리지(대전문학마을) 즉, 지역의 문인들 및 시민들간의 교류와 문예창작 활동 공간으로, 3안으로는 근대문화 체험마을(대전추억여행 또는 원도심스테이) 즉,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하는 마을촌을 조성해 원도심의 특화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안이다.
최근 대전시가 밝힌 관사촌 활용 방안은 이 3가지 안의 어느 것도 아닌, 1안의 변형된 형태인 듯하다. 물론 대전시는 올 하반기 중 최종 활용방안을 결정짓겠다고 했으나 이미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혀 관사촌 활용의 기본 골격은 정해진 상태나 다름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계획인 만큼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문화적 가치와 환경적 요소 및 구도심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효율성 높은 활용안을 찾아야 하는 만큼 보다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대전시가 한두 문화단체만을 만나 그들의 의견이 전부인 양 성급하게 결정해버리는 오류를 또다시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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