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012년 4월 11일자 7면 보도>
대전시와 중구는 지난달 23일 선화동 영렬탑을 중장비를 동원해 모두 철거했다. 영렬탑자리에 계획된 양지근린공원 조성을 위해 단독주택 20채와 함께 탑도 해체했다.
양지근린공원 계획은 선화ㆍ용두 재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선화동 1만9000㎡에 휴식형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번에 영렬탑을 중심으로 8900㎡에 먼저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철거된 영렬탑은 충남도청뒤 선화동 언덕에 위치해 대전의 근대화 역사를 몸에 새긴 탑이었다. 1942년 일본 조선총독부는 전사한 일본군의 위패를 두고자 대전에 충혼탑 공사를 시작했으나, 태평양전쟁 패배와 해방으로 충혼탑은 기초를 만드는 데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된 충혼탑의 기단 부분은 해방후 한국전쟁 기간에 피난민의 임시거처로 사용됐다. 전쟁이 마무리되고 1956년 1월 충남도민은 1000만환을 모아 기초가 만들어진 충혼탑 자리에 높이 33m의 탑을 만들고 영렬탑이라 이름 지었다.
영렬탑은 6ㆍ25 전몰장병 1676명의 위패가 모셨고 국립대전현충원이 조성되기 전까지 영렬탑에서 국가적 추모행사가 이뤄졌다. 2009년 전몰장볍 위패가 보문산에 보훈공원으로 옮겨진 후 영렬탑은 찾는 이 없는 탑으로 남아 내실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방치됐다.
때문에 철거논란이 꾸준히 제기됐고 공원화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이유로 전격적으로 철거했다. 하지만 대전의 역사를 상징하는 근대건축물이 여론수렴 과정없이 철거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사고 있다. 또 일본인의 손에서 시작해 충남도민의 정성으로 완성한 추모의 탑이 역사적 가치를 평가받기 전에 사라졌다는 목소리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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