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를 비롯한 지자체에는 생소한 협업행정을 담당할 부서 선정에서부터 내부적인 혼선을 빚는 등 아직까지 협업행정에 걸맞은 과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앙과 지자체간 연계, 교류가 필요한 분야를 대상으로 지자체 협업행정과제의 수요를 조사 중이다.
이 정책은 박근혜 정부가 중앙과 지자체간 협업행정을 통해 예산과 행정업무 등을 지방에 대폭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4월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안전행정부에 협업과를 신설, 정책 추진의 기반을 다진 상태다.
중앙에서 제시한 협업행정의 대상 분야는 ▲유사기능 수행으로 업무중복, 누수발생 분야 ▲행정장비(시설, 장비, 정보, 시스템)의 공동활용 분야 ▲국민생활 안전관리 및 취약계층 공동지원 분야 등이다.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협업과제를 찾는 것부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앙에서 협업행정을 실시하겠다는 단적인 계획만 내려왔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침과 개념이 없어 충남도를 비롯한 대전시와 충북도에서도 해당 과제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를 선정해야 하는 점도 과제 해결을 더디게 하고 있다.
협업행정에 부합하는 부서를 찾기가 애매하다보니 충남도의 경우 자치행정국과 기획관리실에서 내부적인 혼선을 야기, 결국 기획관리실 혁신관리담당관실에서 이 업무를 도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주까지 계획된 과제수요 조사 제출기간을 이미 일주일가량 넘어서는 등 과제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있는 지금, 협업행정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확한 지침과 해결분야에 대한 로드맵이 없다면 자칫 허울만 좋은 정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협업행정이라는 정책이 낯설기도 하고 사업에 대한 범위도 포괄적이어서 오히려 직원들에게는 부담이 가는 분위기”라며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지침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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