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갑'의 횡포인 남양유업 사태가 불거진지 한달째.
지난달 초부터 한동안 뜨거운 이슈로 연일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태 해결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시민들은 남양유업 제품 구매를 꺼리고, 일부 단체에서는 불매운동까지 벌여 현재 대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전에 있는 남양유업 대리점은 시판 대리점 22곳과 방판 대리점 12곳 등 모두 34곳.
대형할인점 등에 납품하는 대리점들은 하루 평균 50만~6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10만원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유통기간이 10일 가량에 불과해 반품 또한 엄청난 실정이다.
틈을 놓치지 않는 타 경쟁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계원 남양유업대리점 대전지역 대표는 “사태가 불거진 이후 시판 대리점은 평균 40% 이상, 방판 대리점은 5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며 “오는 7일이면 지난달 납품 대금을 본사(남양유업)에 입금해야 하는데 아마도 절반 이상의 대리점들은 입금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직 대리점주들의 고통은 이뿐만 아니다. 경기침체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매출은 매출대로 하락하고, 본사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탓에 대리점들을 신경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계원 대표는 “피해대리점협의회와 별개로 현재 대리점을 운영하는 전국대리점협의회가 본사의 사주를 받은 단체로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본사는 피해대리점협의회와 조속히 보상문제를 매듭짓고, 현직 대리점주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대리점주들이 우려하는 것은 매출 저하에 따른 폐업 위기다.
밀어내기보다 무서운 것이 매출 저하로 대리점이 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계원 대표는 “전직 대리점들은 불매운동이나 매출 저하에 따른 추가 피해가 없겠지만 현직 대리점주들은 당장 거리에 나앉을 상황인데 본사가 어떤 지원대책을 마련해줄지 모르겠다”며 “본사는 대리점주들로부터 받은 담보나 보증금으로 해결하면 되지만 대리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에 자발적 소모임이 있었고, 이번 계기를 통해 현직 대리점주들이 뭉쳤다”며 “전직 대리점주 뿐 아니라 현재 대리점은 운영하는 이들의 고통도 생각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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