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꿉시다] 16.지역감정

[바꿉시다] 16.지역감정

소모비용 심각… 신뢰·협력 공동발전 모색해야 편가르기·무조건 방해 지역간 불신이 분열로…

  • 승인 2013-06-02 15:58
  • 신문게재 2013-06-03 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사회적 자본이 희망이다 -이제는 바꿉시다] 16.지역감정

지난 3월 포항지역에는 한 중학생의 불장난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사망자 1명, 부상자 14명, 50여 채 파손, 산림 파괴 등 피해는 물론 도심까지 위협했던 산불은 포항 지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던 사건이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씁쓸한 장면이 연출됐다. 포항지역 산불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경상도가 불바다가 되게 기도합니다', '우리 전라도 욕하니 천벌받는 것 임' 등 지역 감정이 섞인 악플들이 이어졌다.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위로가 필요한 지역민들에게 이같은 악플은 깊었던 지역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지역 내에서도 지역감정은 존재하고 있다. 대덕구와 대전시의 감정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대덕구를 뺀 대전시가 대덕구를 소외시키고 있고, 무조건적으로 방해하고 음해하려 한다는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이러한 불신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지난주 성대하게 로하스 축제를 끝마친 대덕구 내부 행정망에는 한 보도기사가 게시됐다. 이 보도기사를 전직원이 숙지하고 구민 홍보자료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도 공지됐다.

대덕구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천혜 자원인 금강로하스를 활용해 먹고 마시는 '흥청망청' 축제가 아닌 가족과 힐링 등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축제였다며 참가들의 평가가 높았던 축제였다.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게도 이 공지사항에 올라온 기사 내용은 놀라웠다.

대전시가 올해로 3회째인 로하스 축제(5월 25~26일)를 음해하기 위해 축제 개막식에 맞춰 시 전역에 대형행사(시민가요제, 산림박람회, 대전칼국수축제)를 개최했지만 로하스 축제에 10만여명이 참여한 성공한 축제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덕구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기간에 맞춰 대형 축제를 대전시가 개최했다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조차 팽배하게 쌓여버린 불신은 시너지 대신 악영향을 미친다.

대신 아이디어를 합하고 힘을 모아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좋은 점을 홍보하면 내용은 달라진다.

대전시민 모두가 금강 로하스를 우리 지역의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자주찾고 자랑할 수 있는 자긍심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편견과 불신은 그들이 가진 강점과 중요성을 가려버린다. 지역감정대신 배려와 신뢰로 ‘발전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