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형 천양원 원장 |
어버이날에 미국에 살고 있는 큰 딸 내외의 초청을 받고 2주 동안 그들이 살고 있는 워싱턴DC와 인접한 메릴랜드주 벨 에어라는 소도시에서 그들의 효도를 받고 돌아왔다. 고생만 많이 시킨 부모인데 잘 섬겨 보려고 하는 딸의 효심이 너무 고마웠다. 미국을 방문할 때 마다 생각하는 것은 각양각색의 이민자들이 모여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이 거대한 나라가 어떻게 흐트러짐 없는 질서를 유지하고 있을까, 그리고 세계적인 힘의 원천이 어디에 있을까 알고 싶었다.
딸에게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가 있다. 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공립학교로 집 앞에 학교의 잔디 운동장이 있고, 그들의 교실은 300m 정도 거리의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반경 1㎞ 안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연계되어 있다. 운동장은 모두 파란 잔디로 깔려 있고, 곳곳에 야구장, 농구장, 테니스장이 여러 개씩 설치되어 있었으며, 미국인들이 제일 즐긴다는 풋볼 경기장까지 갖추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 머물면서 미국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할 모습과 학습태도와 교사들의 역할 등을 유심히 관찰해 보고자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짙은 주황색의 스쿨버스를 무료로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었다. 고등학생들은 7시, 중학생들은 8시, 초등학생들은 9시에 등교해 오후 1시 30분게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차례로 하교하는 차등 시간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행히 그곳 초등학교에서 20여년 근무해온 한국인 여선생님 한분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의 질문에 대한 그 분의 대답은 미국의 교육 환경은 자율 속에 엄격한 규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그들은 자유스럽고 여유로웠다. 그러나 학교 규율은 엄격하며 학생들은 절대로 선생님에게 반항하거나 불순종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 폭력문제가 일어나면 경찰이 즉각 개입하여 처리하고 있고, 엄격한 상벌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 간 충돌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타인을 괴롭히거나 왕따 문제가 일어나면 즉각 경고하고 계속되면 분리조치 당하게 된다고 했다. 기독교문화 속에 정직성과 준법정신이 학교에서부터 생활화되기 때문에 미국의 기본 질서가 확립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질서 또는 사회질서와 학교질서의 기본을 어디서 찾아야할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유교사상을 중심으로하는 효(孝)가 있다. 이렇게 훌륭한 덕목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 진가를 헤아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로부터 제1회 인성교육프로그램 공모사업에 대전효지도사교육원(원장 오원균)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칭찬운동'을 통해 선정된 효지도사교육원은 앞으로 3년간 전국의 칭찬시범도시로 정부에서 지원받게 된다는 것이다. 오원균 원장은 그의 저서 “현대의 K-HYO(효)는 칭찬이다”에서 과거의 효는 희생, 복종, 순종해야 효라 하였으나 현대의 효는 그런 효행을 강요하지 않고 칭찬하면 HYO(효)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는 1200건의 양파실험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성문화된 엄격한 법이 있어도 사회질서가 어지러운 우리사회에 불문법이라고 할 수 있는 효행문화를 확산시킨다면 기본질서가 확립되는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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