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농어촌 중심사회에서 도시 중심으로 사회 구조가 바뀌면서 농어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시에서 자란 어린이들에게는 매일 먹는 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앞에 있는 밥을 수저로 떠먹는 데에 급급하고, 심지어는 그대로 밥을 남기기도 한다. 이에 충남도는 도시에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농어업에 대한 인식개선과 확산을 위해 기발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본보는 수도권을 비롯한 도심 속 학교 부지에 조그마한 논을 키워보자는 기발한 발상으로 시작한 3농혁신의 주요 성과인 '학교 친환경농업 실천 사업'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대전 서대전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농장 모내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왼쪽>. 대전 보운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농장에서 추수행사를 하고 있다. |
충남친환경농업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작은 고무화분에 직접 모내기를 하고 가을에는 추수까지 체험하게 된다.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쌀의 귀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배우고, 자신이 가꾸어온 벼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농어업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이 사업을 통해 도는 지역 친환경농업의 활성화와 로컬 푸드의 확산도 함께 일궈낸다는 계획이다.
▲그동안의 성과 및 효과=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충남도 특수시책으로 운영 중인 '도시속의 학교 논 만들기'는 2011년 14개 학교에서부터 올해 전국 100학교로 확대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수도권 참여율을 보면 2011년 8개교에서 2012년 54개교, 올해에는 무려 64개교가 사업에 참여, 수도권 지역에서의 인기도 대폭 상승했다.
지역 친환경농산물의 소비가 확대된 점도 양적인 성과 중 하나다. 사업 진행을 도와주는 도내 마을들은 도심지역의 학교에 농업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대신,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농산물을 해당 학교와 주변 지역에 유통하는 통로를 열 게 된다. 이에 따라 가을 추수행사시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는 단체도 14개 시·군 25개의 친환경마을이 참여하는 성과를 이뤘다.
여기에 친환경 농업에 대한 교육, 문화적 가치를 창조하고, 학교에서는 농업에 대한 새로운 교과과정을 신설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사업추진 계획=올해는 서울과 대전을 포함해 총 100개의 학교에 사업비 3억원을 들여 도시학교 농장 조성에 나선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면서 농촌체험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 단체들은 해당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여건에 맞는 지원을 하게 된다.
참여마을을 선정하는 데에도 엄격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 납품이 가능하고, 향후 학생들의 농촌체험을 운영할 수 있는 단체나 마을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최근 마을 현장에서는 이 사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한편, 참여마을에 선정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올해는 5~6월 중순까지 학교 텃밭을 만들고 이르면 6월부터 11월까지 학교별로 추수행사와 함께 직접 농촌을 체험하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양배 충남도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학교는 교육을, 농민들은 자부심을 갖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규모를 확대 추진해 3농혁신의 핵심으로 발돋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승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