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횡령이 수년 전부터 이뤄져 왔지만, 한남대는 최근에 와서야 이를 인지했고 한 달여 동안 해당 직원이 경찰 수사를 받는 것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한남대 경리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품권 깡' 수법으로 공금을 빼돌려 왔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이같은 행각을 2010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이어왔다고 경찰에 실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을 확보한 뒤 계좌 추적을 진행하는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대학이 파악한 액수보다 횡령 액수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며 “A씨는 대체로 범죄사실을 시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학교 공금이 물새 듯 했지만, 한남대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 와서야 뒤늦게 파악했다.
내부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더욱이 한남대는 A씨가 한 달여 동안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도 까마득히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첩보 입수를 통해 지난달 29일 이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수사에 착수했고 그동안 A씨를 4차례 소환조사 했다.
하지만, 한남대는 지난주 대전지검에 해당 직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 '뒷북 수습'에 나선 바 있다.
A씨가 지난 28일에도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지만, 정작 한남대는 해당 직원과 연락조차 못 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남대 관계자는 “지난 23일 학교가 공금횡령 사실을 알았고 해당 직원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해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한 뒤 행·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강제일·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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