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락]고자기장 연구와 첨단 분석과학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동락]고자기장 연구와 첨단 분석과학

[사이언스 칼럼]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 승인 2013-05-29 15:19
  • 신문게재 2013-05-30 21면
  • 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 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 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자기장은 우주전체에 걸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자석이 만들어 내는 자기장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류는 지식의 발전과 함께 인공적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내거나, 자기장의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게 되었다. 또 자기장의 강약을 정밀하게 계측함으로써 첨단과학 연구에 자기장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자연계에서 계측 가능한 미약 자기장에서부터 최대의 자기장을 갖는 중성자별에 이르기까지 자기장의 크기는 1020(해, 垓)을 넘는 매우 큰 범위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 인류가 자기장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기원전 4세기 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 남쪽을 가리키는 '지남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영구자석을 통해 자석의 성질을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장은 온도나 빛 등과 달리 자기장의 존재나 세기를 체험적으로 알 수 없으며,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붙거나 반발하는 것과 쇳가루가 자석에 붙는 것을 보며 느끼는 정도다.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전자석이나 아주 미약한 자기장을 계측하는 장치에는 초전도체가 사용되고 있다. 초전도체는 직류전류에 대해서 저항이 0이므로 초전도체로 만들어진 전자석에는 고밀도로 대전류를 흘릴 수 있으며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전력의 소비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전자석의 전선 두 끝을 연결하면 영구적으로 전기의 감쇄가 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는 회로가 되어서 자기장의 세기는 일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구리로 제작한 전자석으로는 불가능한 고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자기장 초전도 전자석을 만들 수 있으며, 의료용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핵자기공명분광장치(NMR), 초전도 자기부상열차, 고에너지 입자가속기 등 많은 용도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재료분야의 국제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다 고도의 분석기술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재료분석에는 X-선이나 전자현미경 등 다양한 계측기술이 필요하며, 각각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보다 깊이 있는 재료분석을 위해서는 여러 장치들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분야에 따라 현재의 분석기술로서는 한계점에 이른 영역들도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분석기술의 개발이 요청되며, NMR의 고자기장화에 의해 이러한 한계의 대부분을 넘어서는 것이 가능하다. 재료분석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로 탄소로 만들어진 그래핀이라는 물질이 있다.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져 두께가 0.35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하면서도 강도는 강철의 200배에 달하며, 투명하고 휘어지는 특성으로 차세대 플렉시블 스마폰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사용될 전망이다. 특히 그래핀에서는 전자가 마치 질량이 0인 것처럼 움직여 기존 반도체보다 전기의 흐름이 최소 100만배 이상 빨라 질 수 있다.

자기장은 나침반을 통해 문화의 교류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현재는 NMR, MRI 등을 통하여 인류의 건강과 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그래핀 연구에서와 같이 재료 및 소재의 연구에 활용되어서 차세대 반도체의 개발과 정보통신의 혁명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처럼 고자기장 자석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보다 건강하고 편리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과 물성연구, 재료과학에서는 고자기장 자석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세계적으로 30테슬라(1테슬라=1만 가우스, 지구자기장은 0.5가우스) 이상의 고자기장 연구시설이 있는 곳은 선진 4개국 정도뿐이다. 우리나라에도 고자기장 연구시설이 생긴다면 이를 이용하여 한국의 과학도들이 창조적인 과학을 통하여 세계의 과학기술을 선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충주시, 내년 생활임금 13.5% 인상…시급 1만 2630원
  1. 글로컬대학 ‘통합’ 곳곳서 난항… 충남대·공주대 사업 향방은
  2. 농어촌 기본소득 내년 35개 군으로 확대되는데… 전산시스템 부재는 여전
  3. [한성일이 만난 사람]임영진 (주)로쏘 성심당 대표
  4. 세종시 복싱의 간판 '장동환', 29일 아시안게임 결승 정조준
  5.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이 사실상 오는 12월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 정국 아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이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말 회의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10월 국감에 앞서 이달 29~30일 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감 이후인 11월 개최를..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