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교수는 지난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우송대로 출강, 유아교육학과 4년생을 대상으로 교육행정학을 가르치고 있다. 우 교수는 “학생들과 만나는 일이 아주 재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학 최고 경영자에서 평교수(석좌교수)로 돌아온 우 교수에게 그의 교육 인생 33년을 들어봤다.
-타 대학들에서도 영입제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송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송대는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발전하고 있는 대학이다.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많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김성경 이사장의 학교발전에 대한 열정과 구성원들의 참여의식이 대단히 높다.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우송대가 좋았다.
-2009년 국립 금오공대 총장선거에 출마해 치열한 경선을 거쳐 총장에 당선된 것으로 안다. 당시 외부 인사로서 당선된 이유는.
▲4년 전을 돌이켜 보면 참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도 된다. 우선 금오공대에 대해 잘 몰랐고 구미라는 곳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금오공대 구성원들이 위기에 처한 지방대의 현실을 직면하고 변화를 바랐던 것 같다. 내부 교수들도 대학을 도약시킬 수 있는 역량이 충분했겠지만 외부 인사를 한번쯤 초빙해 보다 큰 변화를 해 보자라는 분위기가 컸던 것 같다.
-교육부 고위 공무원과 대학 관계자의 관계를 '갑을관계'로 표현하기도 한다. 양쪽의 위치를 다 경험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에 대한 생각은.
▲산속에 있으면 그 산이 어떤 모양인지 잘 모르고 무턱대고 산에 오르지만 결국 산에서 내려와 멀리서 보면 그 산 모습이 잘 보이기 마련이다. 정부에서 일할 때 열심히 하느라고 했지만 지나고 보면 '그보다 더 현명한 방법도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큰 대학, 서울에 있는 대학 목소리를 더 듣고 지방에 있는 작은 대학, 힘이 약한 대학 목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이 많이 들곤 한다. 정책의 획일화도 문제다. 현실은 참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관료입장에서는 편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경우의 수를 간단 명료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억울한 입장이 발생하곤 한다. 이제 을의 입장이니까 “가능한 한 현장의 다양성을 전해주고 현장 만족도가 높은 정책을 펴 주십사” 청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대학의 위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역대학 위기가 그야말로 물리적 환경요인 외에 사회·심리적 요인까지 복합적인 요인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명료한 극복방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본다.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는 대학의 노력이다. 키 큰 사람하고 키 작은 사람하고 싸우려면 키 작은 사람은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특기로 삼아야한다. 지역대들이 좀 더 특성화 했으면 좋지 않나 생각한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무슨 대학 무슨 학과는 전국에서 상위권으로 평가 받아 수도권 학생들이 올 수 있는 특성화에 주력해야한다. 또한 지방 자치단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대학 도약을 위해 역할을 해야한다. 지역에 좋은 대학이 있으면 그 지역의 품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내년 충남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어떤가.
▲충남이 고향이고 충남교육청에서 3년이 넘는 기간 부교육감으로 근무했던 사람으로 충남교육이 발전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작금 충남교육계가 크게 추락한 모습을 보고 착잡한 심정이야 어디 나 뿐이겠나.
이런 저런 상황에서 내년 교육감 선거에 나와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권유를 받고 있지만 지금은 추락한 충남교육의 원인을 진단해 보고 어떻게 살릴 것인지 공론화하고 해결대안을 찾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본다. 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전을 내 놓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분이 충남 교육을 이끌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고향에 돌아온 소감은?
▲여우도 죽을 때면 고향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공직에서 은퇴하고 고향으로 오니 그야 말로 마음이 편안하기 이를 데 없다. 지금까지는 자신을 위해 불같이 살았다면 이제는 남을 위해 남은 불씨 태우면서 살고 싶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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