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거려도 시원찮을 판에 날씨까지 애를 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가림 시설 등 현대화가 미흡한 소규모 전통시장 상인들은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27일 전통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이어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매출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시설현대화나 상인회의 결속으로 활성화된 전통시장도 더러 있지만 명맥만 유지한 상당수 전통시장은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
주차시설이나 냉방시설이 완비된 대형마트 등에는 고객들이 몰리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통시장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한산한 것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관과의 자매결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전통시장은 8개 기관과 협약을 맺은 반면 절반 이상의 전통시장은 어느 한 곳과도 자매결연을 맺지 못한 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중구 유천시장 한 관계자는 “조금 있으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돼 매출 감소가 더 심해질텐데 요즘에는 날씨까지 도움을 주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부 김모(43)씨도 “전통시장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편의시설이 갖춰진 대형마트를 선호하게 된다”며 “전통시장의 장점도 있지만 덥고 궂은 날씨에 장을 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은 의무휴업 시행일이었지만 상당수 전통시장 매출은 신통치 않았다.
이달 초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의 조사결과, 지난달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의무휴업 시행일 전통시장 매출과 방문 고객수가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날씨 탓에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가게라도 갖고 있는 상인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점 없이 좌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상인들은 하루벌어 먹고살기조차 힘겨운 형편이다.
중구 오류동 반짝시장 인근에서 좌판을 하는 A(73) 할머니는 “온종일 앉아 있어도 물건을 산다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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