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 로마와 라치오간의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컵) 결승전에 서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축하 무대를 선보였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다. 열정적인 댄스와 함께 노래를 열창하는 싸이를 앞에 두고 관중은 야유를 퍼부었다. 폭죽을 터트리거나 자신들의 응원가를 부르며 공연을 '무시'하기도 했다.
싸이가 받은 야유 세례는 이탈리아 축구계에 만연해있는 극심한 '인종차별'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축구 무대에서 인종차별은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민족주의적 성향이 짙은 이탈리아 축구 서포터의 인종 차별은 유난히 심한 편이다.
특히 AS 로마는 지난 13일 AC 밀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관중들이 마리오 발로텔리, 케빈 보아텡등 상대팀의 흑인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 경기를 중단시킨 전적이 있다. AS 로마는 세리에A 사무국으로부터 벌금 5만유로(7천3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또한, 라치오도 '극우' 성향을 가진 서포터가 많기로 유명한 팀으로 관중의 인종차별적 응원 때문에 지난 3월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무관중 2경기와 벌금 4만 유로(5천800만원 가량)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날 관중으로부터 쏟아진 야유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소행인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두 팀 팬들의 기본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아시아'인의 축하 무대에 대해 반감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탈리아는 지난해 로마 포폴로 광장과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수만 명의 군중이 참가한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이 열릴 정도로 싸이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러나 싸이가 이탈리아에서 가진 첫 공연에서 당한 수모에 한국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공연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싸이 좋아할 땐 언제고, 저런 대우를 하다니 천박해”, “자기들 잔치에서 동양인이 공연해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 “하필 인종차별로 유명한 두 팀 경기에 갔네, 야유 받아 가슴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드러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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