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세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
장염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의해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이 손상을 받아 염증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장염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흔히 “여행가서 물갈이 한다”고 하는 여행자 설사부터 어린 아이들에게 흔한 로타 바이러스 장염, 잘 익히지 않은 육류나 달걀 등에서 감염되는 살모넬라나 여름철 익히지 않은 어패류에서 감염되는 비브리오 장염같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장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장염은 세균, 바이러스 등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생기는 것이므로 음식물이나 손을 통해 원인균이 침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바이러스 장염 등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
장염은 더운 여름철에 흔하나, 로타 바이러스성 장염 등은 가을과 초겨울에 오히려 흔하다. 요즈음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 가을에도 세균성 장염이 더 흔해지는 것 같으며 초여름 날씨인 지금부터가 특히 조심해야 할 때이다. 계절은 봄이지만 기온은 사실상 여름이므로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되면 먹지 않도록 하고, 특히 어패류나 육류 종류는 비브리오, 살모넬라 등 심한 장염에 걸릴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야채나 과일도 반드시 깨끗이 씻어 먹도록 한다.
장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과 설사인데, 복통은 배꼽 주위가 가장 흔하다. 설사는 묽은 변에서 완전히 물처럼 나오는 경우까지 있으며 횟수도 2-3회에서 수십 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외에 구역, 구토가 동반되거나, 두통, 근육통, 어지럼증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장염이 반드시 설사를 동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독소 등에 의해 장운동이 안 좋아지면 오히려 복통, 구토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많으며 흔히 체했다고 생각되는 데 빨리 좋아지지 않으면 배꼽 주위를 눌러봐서 통증이 있으면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맹장염이라고 불리우는 충수돌기염이나 방광염, 신우신염 등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염의 진단은 이학적 검사와 혈액검사, X-레이검사 등으로 보통 진단되나 심한 경우 CT나 다른 검사를 요할 수도 있다. 치료는 충분한 수분공급과 전해질 공급을 하는 것이다. 즉 보리차나 달지 않은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시고 적당한 염분도 섭취해 주면 좋다. 가급적 죽으로 적게 먹도록 하고, 기름기가 많거나 자극적인 음식, 술은 절대 피하고, 생과일이나 생야채, 우유, 두유, 유산균 음료도 피하도록 한다. 물도 마시기 힘들 정도거나, 고열, 혈변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보고,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한다. 병원에서는 수액과 항생제를 기본으로 하는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며, 심한 경우 금식을 해야 될 수도 있다. 위염이 동반되어 쓰리거나 위가 불편한 경우가 많아 위에 대한 치료도 병행해야 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장염이 지속되면 탈수, 전해질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췌장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살모넬라나 비브리오 등과 같은 장염의 경우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천공, 복막염, 패혈증 등이 생겨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급성 장염을 어린 나이부터 자주 앓게 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며,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 씨 병과 같이 염증성 장질환을 감별해야 할 수도 있어 자주 반복되면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장염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손을 자주 씻고, 둘째, 충분히 익혀 먹으며, 셋째, 조금이라 상했다고 생각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갈수록 장염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위생적인 생활과 안전한 식생활로 무더운 여름의 불청객 '장염'을 멀리 쫓아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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