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범 건양대병원 피부과 교수 |
예전에는 여드름이 사춘기의 상징으로 불렸으나 최근 들어서는 화장품의 사용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 등에 의해 여드름의 발생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또한 지속시기도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드름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가 얼굴인 만큼 그 자체가 미용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여드름은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만 해도 흉터가 발생할 수 있고, 이 후유증의 개선을 위해서는 흉터 발생 전단계의 여드름 병변의 치료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여드름 발생초기에 정도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흉터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여드름 자체가 일회성 질환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혹은 장기적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적인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여드름이 나지 않을 때도 적절한 유지 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여드름 치료법=여드름의 적절한 치료방법은 병변의 심한 정도, 환자가 현재 가장 불편함을 느끼는 점(염증성 여드름, 색소 침착 혹은 흉터), 피부색과 같은 환자 피부의 특성,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병변에 직접 바르는 외용제를 사용하는 방법, 경구약제를 복용하는 방법, 병변부위의 면포나 염증을 직접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피부스케일링) 및 레이저 치료 등 크게 4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빠른 시간내에 여드름 병변의 호전이 필요한 경우 위에서 언급한 치료방법을 적절히 조합해 복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치료방법으로 여드름의 대표적인 병변인 면포나 염증성 구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물리적인 치료방법이다. 여드름의 호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각질제거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어 오히려 여드름이 악화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피부상태에 따른 적절한 박피제의 선택이 필요하다. 박피술을 시행하는 경우 비교적 단기간에 여드름 병변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여드름에 사용하는 국소 외용 치료제는 종류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적어도 6~8주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드름에 사용하는 경구 치료제는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데 환자의 나이와 성별,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적절한 약제의 선택이 필요하다. 경구약의 종류와 투여 방법에 따라 여드름 세균이 약제에 내성을 가질 수도 있으므로 복용법과 복용기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경구 치료제와 국소 치료제를 함께 사용해 여드름을 호전시킨 후 재발을 방지하는 요법으로 경구 치료제의 복용은 줄이면서 국소 치료제를 유지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레이저 치료=환자가 경구 약물 투약을 꺼려하거나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 혹은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다른 환자에 비해 단기간에 재발하는 경우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유지치료를 하기 어려운 환자의 경우 여드름 병변의 호전을 위해 IPL(intense pulsed light)이나 광역동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 방법들은 여드름 세균을 파괴하거나 피지선에 손상을 주어 피지선 활동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며, 치료방법이나 치료 강도에 따라 홍반이나 딱지, 통증, 일시적인 색소 침착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염증성 여드름이 호전된 후 염증후 색소침착이 발생한 경우에는 레이저 토닝 시술을 통해 색소 침착을 호전시킬 수 있다. 레이저 토닝은 주변 피부층에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색소침착 부위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시술 방법이다. 그 외 넓어진 모공에 대해서는 탄소 부유액을 도포한 후 시술하는 소프트 필링법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며 심한 여드름 흉터의 경우에는 레이저 박피술을 시행할 수 있다.
명기범 교수는 “여드름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환자 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변이 오히려 악화된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여드름은 발생 초기 적절한 치료를 통해 병변의 악화를 조절하고 재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이차적인 흉터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악화 원인을 파악하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효과적인 여드름 관리법은?
1. 식습관=실제로 피부과를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의 경우 음식물, 특히 기름진 음식물을 많이 섭취했을 경우 여드름의 악화를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약 40여년간 피부과 영역에 있어서 음식은 여드름의 발생에 영향이 없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이나 해당 음식의 혈당중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경우 여드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여드름 환자에서 식이 조절시 여드름 병변의 개수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여드름 환자와 일반인을 구별해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여드름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인스턴트 식품, 탄산음료, 라면, 과자, 삼겹살, 치즈 등의 소모량이 많았다.
2. 충분한 수분 섭취와 보습제(화장품) 도포=흔히 여드름 피부의 경우 환자 본인의 피부가 지성이라고 생각해 보습제 도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부 표면의 지질 함유량이 감소해 피부가 건조해 지는 경우 여드름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상적으로 면포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입증된 보습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여름철에는 땀 분비가 증가하므로 수분의 충분한 보충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3. 각질제거=여드름의 발생원인중 중요한 한 가지가 모낭 주위의 각질이 과다하게 쌓이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각질 관리가 여드름 병변의 호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데, 각질제거 효과가 있는 성분들이 허가된 농도 이내에서 포함되어 다양한 화장품으로도 출시되고 있으므로 병변의 형태에 따라 적절한 함유 성분에 대한 전문의의 조언을 통해 환자 개인과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각질 제거 효과가 과도한 경우 오히려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4. 위생 관리=많은 사람들이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이 얼굴에 발생하게 되면 습관적,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짜거나 건드리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적절한 기구를 통해 면포 압출과 같은 관리 과정에서는 흉터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만 환자 본인의 병변을 손으로 만지거나 자극하게 되면 면포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흉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동시에 손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많은 세균이 염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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