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과 가속기 사업은 보다 조기에,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구상 속에 갇힌 가속기사업이 실제 조성의 구체적인 단계로 진입할 시점이다. 상세설계를 진행 중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기초과학연구의 획기적인 도약과 직결된다. 독창적 연구 수행을 위한 예산, 우수 인력 유치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지금 중국도 선형 구조의 중이온가속기를 베이징 인근에 구축한다며 잰걸음을 하는 중이다. 부지매입비에 얽매여 어물어물 정체 상태에 머물다간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사업은 시작부터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각국에서는 가속기를 활용한 기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수준이다.
중이온가속기는 허공에 구축하는 사업이 아니다. 최고 성능의 가속기 구축이 늦어지면 성장동력으로서의 가치는 그만큼 반감되거나 사장될 수밖에 없다. 과학벨트의 기본 모델인 영국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추세를 부단히 반영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가속기의 역할은 기초과학 연구에 한정되지 않는다. 성장동력과 신산업 창출의 계기로 활용됨은 물론이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내후년쯤 완공 예정인 데 반해 과학벨트 가속기 사업은 진척이 느리니 엉뚱한 '포항과학벨트' 추진 주장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같은 기초과학 연구용이면서도 과학벨트 가속기는 희귀 동위원소 생산 등 기초연구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포항 방사광가속기와 질적인 차이가 있다. 속도를 더 내야 할 것이다.
가속기 구축 사업이 2021년으로 4년 연장됐다는 얘기도 정설처럼 굳어지고 있다. 부지 조성은 2014년 말, 늦어도 2015년 초까지는 마쳐야 한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중이온가속기의 발목을 잡는 부지매입비 문제부터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중이온가속기 구축 속도에 창조경제의 문이 열리느냐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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