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준 중부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
하지만, 각종 교통관련 수요의 증가와 함께 물리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 등 다양한 문제의 상황들과도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된다. 특히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등 인적 재난과 안전문제는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에게 심각한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불안감은 여전히 고조되어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OECD 회원국들과의 비교에서도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11.3명으로 제일 많게 나타났다. 어린이와 고령자층에서 교통 취약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고령자 교통사고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통계로 보면, 2011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3%에 달했다.
은퇴나 노후질환 등으로 사회활동이 감소하며 통행수도 일반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고령자의 교통 특성을 고려할 때, 사망자 비율은 낮지 않다. 이는 2011년 OECD 회원국들의 인구 10만 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평균 11.4명에 비해서도 거의 세 배나 많은 수준이다. 또 전체 보행사망자 중 고령자는 43.2%로 어린이 대비 21.6배, 성인 대비 1.4배였다.
연평균 인구증가율이 어린이는 -2.8%, 성인은 0.9%인데 반해 고령자는 4.7%로 고령화 추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를 고려한 고령자의 사망자수는 어린이 대비 23.4배, 성인 대비 3.3배다.
이러한 수치가 나타내는 주요 의미와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 시대 최대 화두가 된 고령화와 직결되고, 그에 따른 다양한 변화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가구 및 주거형태의 변화뿐 아니라 여가 및 문화 활동, 생산과 소비활동 등에서의 고령화 변인들은 노인들의 교통수요와 행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시대적으로 활기찬 노후 내지는 성공적 노화를 위한 다양한 동적 활동이 촉진되고 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주요 이동 및 활동수단으로서의 차량 의존적 생활방식이 심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통사고와 같은 이동과 안전에 대한 위험의 개연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령인구의 교통관련 문제들을 유발하는 교통행동 특성들은 무엇이며, 그 취약성은 어느 정도인가.
고령자의 교통행동 특성은 우선 노화로 인한 감각기능 및 인지기능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근력이나 순발력의 저하와 함께 시각적 측면에서의 대비민감성이나 색 지각 등 기능적 연령지수 저하, 청감각적 측면에서의 주의력 배분 결함과 같은 취약성을 나타내면서 운전행위뿐 아니라 보행에서의 위험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교통행동과 취약성을 제고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논의 가능한 내용은 무엇일까.
우선 고령운전자에 대한 대책으로서 운전적성 및 면허제도의 전향적 개선이 필요하다. 적성검사의 기준강화나 운전면허 갱신주기의 단축을 비롯해 일본의 경우처럼 운전면허 자주반납제도 도입 및 반납운전자 처우 방안 마련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고령자들의 운전만을 자제시킴으로써 사고를 예방하자는 생각은 시대의 역행일 수 있다.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시점에서 그들의 활동력을 보장하려면 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운전 인식확산과 고령운전자 스티커 부착이나 안전운전 지원교육과 같은 합리적 방안들이 요구된다. 보행자로서의 고령자를 보호하려면 고령자층의 보행수준에 따른 대중교통 및 특별 교통서비스 지원을 통해 환승 편의성과 안전성, 이동편의성과 신속성 및 경제성 제고가 필요하다.
일례로, 저상버스 보급률을 더욱 높이고, 노인복지 측면에서의 수요응답형 교통지원 또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서비스 전폭 확대가 필요하다. 또 운전자에 대한 보행자 의무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과 보호 규정 및 단속, 교육 강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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