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고객에 대한 서비스 또는 일상적인 행동으로 건넨 껌이었건만 여성 승객의 머릿속을 온통 범죄적 상상력으로 채웠던 것이다. 결국 여성 승객의 경찰 신고 내용은 언론보도와 함께 SNS,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엉뚱하게 퍼져나갔다. 인터넷 괴담은 아니지만 잠시 동안이나마 '평범한 택시기사가 나쁜 범죄 용의자'로 억울한 누명을 쓴 셈이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초등학생 납치 소문을 비롯해 여성 살인사건 괴담 등이 SNS를 통해 떠돌았다. 근거도 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채 인터넷 상을 떠도는 악성괴담은 부지기수다. 예를 들면 '택시로 위장한 차량이 시내를 주행하고 있고, 마취제 적신 휴지를 문고리에 걸어 놓았다'는 등의 괴담이 유포된 바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또 '10월 10일 쌍십절에 인육을 먹는 중국인들이 한국에 온다'는 괴담까지 퍼져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악성 괴담은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사회적 불안 심리를 조성함은 물론 특정 대상에 대한 불신감마저 안겨주는 등 폐해를 낳고 있다.
인터넷 괴담에 모두 성범죄나 납치, 살인 등 강력범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한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을 달궜던 '미네르바' 사건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사례였다. 그러나 상당수의 인터넷 괴담은 납치라든가 성폭행, 살인사건 등과 관련됐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 도처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의 확인되지 않은 한 사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시민의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괴담 유포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치안 부재와 이에 따른 국민의 불안심리가 내재돼 있음을 치안당국도 눈여겨봐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불안을 극대화시키는 등 공적인 폐해를 담은 악성 인터넷 괴담의 유포에 대해서는 처벌 근거 마련 또한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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