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스토리]대전시민대학 연규문 본부장 “유럽 운영방식 전국 첫 시민대학 문 엽니다”

[에듀스토리]대전시민대학 연규문 본부장 “유럽 운영방식 전국 첫 시민대학 문 엽니다”

옛 충남도청사에 7월 1일 개교... 독일 등 평생교육 선진국 벤치마킹

  • 승인 2013-05-22 14:02
  • 신문게재 2013-05-23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 연규문 본부장은 대전시민대학 태동은 하나의 운명이라 표현했다.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사갔기 때문에 개교가 쉬웠고, 자신을 믿고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준 대전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 연규문 본부장은 대전시민대학 태동은 하나의 운명이라 표현했다.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사갔기 때문에 개교가 쉬웠고, 자신을 믿고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준 대전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대전시민대학(Citizen University)이 7월 1일 개교한다. 시민대학은 옛 충남도청 후생관과 신관을 리모델링해 강의실로 사용하게 된다.

시민대학은 유럽에서는 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단어를 쓸 만큼 일반 대학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런 개념의 본격적인 시민대학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특히 시민대학은 본격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일부 지자체가 운영해오던 교양대학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다.

대전시민대학 연규문(59) 본부장은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민대학의 틀을 가져온 전국 최초의 시민대학”이라고 말했다.

연 본부장은 20여년 전부터 외국 사례를 모아오면서 시민대학의 개념을 차곡 차곡 정리해왔다고 한다. 다음은 일문 일답.

-시민대학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시민대학 교육프로그램이 백화점 문화센터, 자치구 사회복지관 등의 강좌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거나 구매력이 있는 계층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사회복지관의 경우는 특정 대상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개설된다. 반면 대전시민대학 교육 프로그램은 공공성과 다양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시민대학은 단순히 학습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시민공동체가 삶의 질을 향상하고 더 나은 지역사회를 가꾸기 위해 필요한 공공성이 강화된 교육 프로그램들을 많이 편성하고 있다. 학습자가 많지 않더라도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발전과 성장이라는 목적에 부합되는 프로그램들을 과감하게 개설한다는 생산적 전략은 시민대학의 중요한 방향이다.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세분화된 프로그램들을 풍부하고 균형 있게 제공, 학습에서 소외되는 시민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대학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성에는 광범위한 학습 내용과 다양한 학습 과정, 다양한 교수방법 및 교육사업도 포함되기 때문에 대전시민대학의 학습은 강의 및 실습, 학습동아리, 강연 시리즈, 특강, 음악회, 전시회, 탐사 등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인 시민 학습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대전시민대학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대전시민대학은 대전의 모든 시민들에게 열린 교육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평생학습을 통하여 시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식과 능력을 키워 시민의 경제활동 능력을 높이려는 목표도 있다. 배움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하고 서로 교류함으로써 시민 공동체 의식을 키우면 이를 바탕으로 대전의 사회적자본이 더욱 튼튼하게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또한 원도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시민의 꿈을 이루는 도시재생사업이자, 대전시민이 함께하는 시민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시민이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자기에게 적합한 시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주간은 물론 야간과 주말에도 연중 운영된다. 대전시민대학은 시민의 다양한 평생학습 요구를 시민이 가장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안이자, 시민 개개인의 삶 전체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통해 자치단체가 학습과 복지, 고용의 문제를 동시에 풀어나갈 수 있는 주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대학의 롤모델은 어디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전시민대학은 독일 시민대학(Volkshochschule), 덴마크 평민대학(Folkehøjskole), 영국의 성인교육센터(Adult Education Centre)와 지역사회교육센터(Community Education Centre), 프랑스의 민중대학, 자유시간대학, 나이 제한 없는 대학, 미국의 시민대학, 호주의 성인교육센터 , 일본의 공민관 등 평생교육 선진국 주요 도시들을 벤치마킹했다. 특히 독일 본 시민대학(VHS Bonn)은 중요한 롤 모델이었다. 독일이 통일되면서 수도가 베를린으로 결정되자 서독의 수도였던 본에 있던 연방정부 공공기관들이 4분의 1 정도만 남고 거의 빠져 나간 후 이 건물을 시민대학으로 활용했다. 본은 인구가 32만 명 정도인데 본 시민대학은 1년에 2000여 강좌를 시민들에게 제공 중 이다. 인구수가 130만 정도인 뮌헨시의 시민대학이 올해 제공하는 프로그램 수는 1만 5000개 정도로 시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시민들의 필요에 맞춘 세분화된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민대학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전제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생학습에 대한 시민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가 야심차게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시민대학 시대를 여는 만큼 시민들이 대전시민대학에 자부심을 느끼고 참여하길 바란다.

시민들이 자신의 삶과 이웃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면서 세상과 어울리려는 마음을 중요하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아울러 자신에게 여가와 휴식을 주는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가짐을 우리 시민들이 가진다면 대전시민대학은 꼭 필요한 평생학습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계자들이 평생교육이 미래지향적 지역 활성화라는 생산적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상상력과 신념을 공유하고 안목과 역량,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전시민대학은 일시적인 유행이나 임시적인 사업이 아니다. 옛 충남도청사는 일제 수탈의 본거지라는 민족적 굴욕과 대전ㆍ충남 발전을 견인해 온 자랑스러운 동력으로서의 영욕이 함께 하는 역사적 장소다.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자리를 대전시민에게 돌려주어, 대전 시민 전체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하고 새로운 시대의 위대한 대전 시민정신을 고양하고 정신적 부흥을 이끌어 내는 산실의 역할을 해내게 될 것이다.

평생학습은 알기 위한 학습(Learning to know), 행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do), 더불어 살기 위한 학습(Learning to live together), 존재를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을 모두 포함한다. 대전시민대학은 평생학습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는 물론 대전시 전역에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개발ㆍ보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교육과정ㆍ교수방법 개발, 교육평가 방법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평생교육에서의 혁신성, 시민대학과 타 기관과의 연계, 질적 경영과 마케팅, 학습 수요자에 대한 연구와 학습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시민들이 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를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평생교육사ㆍ문화예술교육사 등 전문 인력 양성 및 고용 촉진을 통한 평생교육의 전문성 향상에 더욱 비중을 둘 예정이다.


연규문 본부장은

1954년생. 대전고 졸업, 숭전대(현 한남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호주 국립 뉴 사우스 웨일즈대 교육학(석·박사), 대전시 국제통상협력 전문위원, 을지대 교수(총무처장·산학협력처장·기획관리처장· 대외협력처장), 대전시 사회복지위원, 한국지역개발학회 이사, 한남대 교수,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정책기획부장, 2012년 평생교육 유공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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