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동구 하소동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 |
동남부권에 새로운 산업단지가 만들어진다는 기대와 함께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깨끗했던 마을이 앞으로 공해지역으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21일 찾은 하소동은 작은 농촌 마을답게 플라타너스(버즘나무)와 포도ㆍ인삼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전의 경계인 추부터널 전까지 산악지역이지만, 하소동은 얕은 경사의 평지로 경지정리를 통해 쉽게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듯 보였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와 국도 17호선이 가까이 있어 대전 시내뿐만 아니라 충남도까지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이러한 곳에 산업단지 계획이 발표된 게 2011년 10월이었고, 지난해 5월에는 하소동 일원 31만1221㎡를 일반산업단지로 지정 고시했다.
하소동산업단지 조성에는 국비 200억원을 포함해 700억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부지의 54%는 산업시설용지로 사용되고 41%는 공원ㆍ주차장ㆍ도로 등 공공시설용지가 조성돼 기업체 30곳 내외가 들어설 전망이다.
오는 6월말 구체적 계획을 담은 실시설계를 고시하고 연말이나 내년초 착공해 2016년 완공한다는 목표로 오는 27일 보상 주민설명회는 사업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동남부에 조성되는 첫 산업단지이고 대전산업단지의 대체부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소동 산업단지는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산업단지가 결국 오염시설이 되리라는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50여 가구의 마을은 산업단지 예정지와 2차선과 하천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어 산업단지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산업단지 계획을 주민들에게 처음 알릴 때는 '친환경산업단지'라고 설명하다가 어느새 '일반산업단지'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불신을 샀다.
주민 김종찬씨는 “산업단지 신규입점 기업은 오염요인이 없거나 관리할 수 있겠지만, 입주율이 낮거나 시간이 지나면 관리 안되는 산업단지처럼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며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고 시작하자는 게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을 맡은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악취나 수질 등의 오염요인이 있는 23개 업종은 지구단위 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산업단지에 들어올 수 없도록 고시할 예정”이라며 “오폐수처리시설이나 통행로 확보는 주민 의견을 반영했고, 설명회 통해 계속 의견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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