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성폭력을 비롯해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사회 4대악 근절은 결코 쉽지 않다. 가정폭력의 경우 가정이라는 공간 내에서 야기됨은 물론 가족 상호간 은폐하고자 할 때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친척지간에 행해지는 성폭력 역시 은폐되기 쉽다.
학교폭력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특정 학생이 지속적으로 폭력 피해자로 전락해도 이를 예방해야 하는 교사나 학부모가 제대로 폭력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특히 교사가 학교 폭력의 결정적 계기가 되는 특정의 불상사를 예의 주시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다.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고교생의 자살도 중학교 때부터 이어져온 폭력으로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사례다. 특히 자살한 고교생은 학교 폭력이 발생하고 있으나 CCTV 부재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은폐되고 있음을 자신의 유서를 통해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또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에 대한 주변의 애정 어린 관심이 폭력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에게 뭔가 잘못된 행태가 엿보일 때 관련 기관과 협의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특정 폭력의 수습이 아닌 예방처방인 것이다.
정부의 4대악 척결 방안에서 강조된 것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피해자가 발생한 뒤에 수습에 나서기보다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대전경찰을 비롯해 본보 등 261개 기관이 뭉쳐 펼치는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만들기' 프로젝트 역시 '행복한 가정만들기'를 통해 4대악을 예방하자는 선순환구조라는 점이 바로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정의 붕괴는 곧 사회 안전망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정의 역할 재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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