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토교통부를 시발로 공공기관장들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윤창중 전 대변인 사태로 현재로선 기관장 교체는 다음달 20일께 발표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공공기관장들이 이미 국토부에 사표를 제출한데다 기관장 교체여부가 지연되면서 관련 기관들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수서발 KTX민영화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빚어온 코레일의 경우 정창영 사장이 이미 국토부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어 지난 3월 감사원으로부터 경영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가 진행된바 있는 코레일의 경우 아직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사장의 사표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
코레일측은 “지난주 5개 지자체와 농촌체험 MOU를 체결했고, 이번주에도 LH를 비롯해 각종 기관과의 협약 체결 등 일정이 계속돼 있다”며 공공기관장 일괄 사직서 제출 방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철도 민영화'와 같은 논란이 계속된 점을 미뤄볼때 교체에 무게가 쏠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노조측으로부터 퇴진요구를 받았던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을 쏠리고 있다.
국토부의 KTX민간경쟁체제 도입에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는 김 이사장은 대구 출신이자 행시 24회 출신으로 새누리당 수뇌부와의 정치적 연결고리를 들어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MB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새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수 있는 인물'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임기 1년여를 남겨 놓고 있는 윤영대 조폐공사 사장 역시 다음달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 내부 입장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과거 정권처럼 일괄사표를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정부에 기준에 맞춰 (연임이든 교체든)기관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지난 3월 국토부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수리되지 않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2011년과 2012년 두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한 바 있는 김 사장은 12조원 규모의 태국의 물관리 사업의 수주를 놓고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입장이어서 후임자 결정이 미뤄지는 있다는 해석이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