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수거요원 남성현씨가 중앙시장 등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큰 길가에 쌓아두고 있다. |
대문앞에 놓인 종량제봉투를 번쩍 들어 오토바이 짐칸에 부리고 음식물쓰레기는 수거용기에 탁탁 덜어내 빈 그릇으로 돌려놓는다.
개중에는 성인 남성이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쓰레기봉투를 만나게 되며 음식물쓰레기가 몸과 얼굴에 묻는 일도 있지만, 예삿일처럼 웃어 보인다.
남 씨는 중앙시장 골목 지나는데 세발오토바이에서 올랐다 내리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다. 그가 지나간 상가와 주택 쓰레기봉투는 말끔히 치워지고 음식물쓰레기통은 비워져 주인 손에 들려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 음식물쓰레기를 오토바이에 담는 일은 고역이지만 남 씨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
골목을 빠져나와 큰 길가에 한번씩 나타날 때면 남 씨의 오토바이에는 종량제봉투가 가득쌓이고 120ℓ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는 가득찬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와 음식물쓰레기 용기는 새벽 3시까지 큰 길가에 가지런히 쌓아 새벽 대형차량에 실려 금고동 매립장과 소각장으로 이동한다.
남 씨는 혼자서 대전 중앙시장과 인쇄골목, 한의약거리까지 골목의 쓰레기를 치우며, 주민들과 안부를 묻는 이웃이 된다. 남 씨는 “밤에도 사람과 차량이 많이 오가는 곳이어서 사고를 조심하고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같은 시각에 만나게 되는 주민들과 인사하고 또 깨끗해진 골목에 만족하는 주민들에게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사장 홍인의·이하 도시공사)가 올해 쓰레기처리 대행업 20년을 맞았다.
도시공사는 1993년 5월 1일 대전시와 자치구의 위탁을 받아 한밭개발공사라는 이름으로 쓰레기를 대문 앞에서 수거하기 시작했다.
도시공사로서는 쓰레기처리 대행업이 모태 사업이자 지금의 공기업이 있기까지 단초가 된 중요한 계기인 셈이다.
도시공사가 출범할 즈음인 1992년 대전시정백서를 보면 “쓰레기 발생량이 소득수준 향상과 소비생활 변화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구 중촌동, 서구 정림동 등을 매립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문전수거방식을 위해 도시공사는 생활쓰레기 수거인력 744명을 고용하고 손수레 168개가 있었다. 지금은 인구는 늘었어도 도시공사 소속 수거요원 139명이 대전 주택이나 상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모아 처리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대전을 깨끗한 도시로 만드는 일은 도시공사가 설립될 때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중요한 분야로 여기고 있다”며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쓰레기 처리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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