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읍사무소 이양의ㆍ송은지씨
홍성읍사무소 사회복지 공무원 이양의(30ㆍ복지8급ㆍ사진 왼쪽)씨와 송은지(24ㆍ복지9급)씨 |
“사회복지 공무원 중에서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홍성군 홍성읍 사무소에서 여성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하는 이양의(30ㆍ여ㆍ복지8급)씨와 송은지(24ㆍ여ㆍ복지9급)씨의 말이다.
이양의씨는 사회복지직 7년차다.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복지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관리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627가구 900명, 차상위계층 624가구 1000명 등 1251세대 1900명을 혼자서 관리하고 있다.
이씨의 하루 평균 상담 건수는 전화ㆍ방문을 합해 70건.
때문에 이씨는 점심식사를 제때에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식사를 하다가도 민원인이 찾아오면 중단하고 상담을 해야만 했다. 방문자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서다.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됐지만, 신참 때는 일년 내내 소화제를 달고 살았다고 한다.
일이 한창 바쁠 때는 밤 12시까지 야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가끔 술에 취한 민원인이 찾아와 욕설을 하거나 의자 등으로 위협을 할 때는 가장 힘들고 일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도 느낀다고 한다.
이양의씨는 “혼자서 개개인의 사정을 다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자주 현장에 나가고 싶지만 방문상담자 때문에 그럴수도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정부에서 수당 인상한 것은 경제적으로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줄거나 일이 주는 것은 아니여서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고참을 읍ㆍ면ㆍ동에 배치하는 것도 시ㆍ군의 업무량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신규 직원이 더 편해지거나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경력 7년차가 됐지만, 아직까지 현장에 나갈 때가 가장 두렵다. 혹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력 1년차인 송은지씨는 신참 사회복지 공무원이다. 기존 바우처에다 올해부터 보육 업무와 초ㆍ중ㆍ고 학생교육비 지원 업무 지침이 바뀌면서 일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까지 학교에서 하던 학생교육비 지원 접수가 읍ㆍ면ㆍ동으로 넘어왔기 때문.
이씨는 올해 2~4월 사이에는 너무 바빠서 휴일은 물론 하루도 쉬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죽음을 선택했던 논산시 사회복지 공무원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송은지씨는 “논산 사건을 접했을 때 저도 같은 생각을 해봤던 사람으로서 한편으로 이해가는 부분이 많았다”며 “타 시도가 아닌 충청지역에서 사건이 발생해 남일 같지 않았고 하루종일 우울해 했었다”고 전했다.
사회복지 공무원인 이들은 수당 인상과 거창한 대책보다 “수고한다”는 따듯한 말 한마디를 원하고 있다. <끝>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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