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형사부(이원범 부장판사)는 폭력단체 구성과 폭력, 공갈, 업무방해 등 모두 11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심모(47)씨 등 폭력조직 '당진식구파' 두목과 부두목, 행동대장 4명에 대해 단체 등의 구성ㆍ활동 부분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항소심 판결의 핵심은 범죄단체 구성ㆍ활동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심씨가 살인죄로 복역하다 잠시 귀휴했던 2007년 6월 조직원 40여명과 함께 자신을 두목으로 하는 새로운 폭력조직인 당진식구파를 구성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었다. 심씨의 귀휴일을 기점으로 내실을 다지며 점진적으로 조직을 정비해 기존의 폭력 패거리 수준에서 명실상부한 범죄단체로 성장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항소심 재판부도 당진식구파를 범죄단체로 규정했다.
다만, 새로운 범죄단체 구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기존 범죄단체가 해체 내지 와해된 상태에서 조직을 재건하는 경우 ▲기존의 범죄단체에서 분리돼 별도를 범죄단체를 구성하는 경우 ▲활동 중인 범죄단체가 다른 범죄단체를 흡수통합할 경우 등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내세웠다.
1990년 '당진애들'이라는 조직이 활동해왔고, 심씨가 1997년 수감된 후 10년째인 2007년 귀휴 무렵에도 강모(42)씨가 조직을 이끌었던 사실, 조직원 변동이 크지 않고 조직원 수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새로운 범죄단체 구성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죄단체 구성ㆍ활동과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하고 두목인 심씨(징역 6년)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 부두목인 강씨(원심 징역 5년)와 행동대장인 이씨(원심 징역 4년)는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조직원 이씨(원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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