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욱]젊은이들이여, 정성을 다해 도전하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유재욱]젊은이들이여, 정성을 다해 도전하라

[경제칼럼]유재욱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오성철강 회장

  • 승인 2013-05-20 14:31
  • 신문게재 2013-05-21 21면
  • 유재욱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오성철강 회장유재욱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오성철강 회장
▲ 유재욱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오성철강 회장
▲ 유재욱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오성철강 회장
얼마전 TV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과 일상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대학이 많은 신촌역을 중심으로 여러 방식으로 살고 있는 젊은이와 아르바이트생, 40년 이상된 서점 등이 나오면서 변화해온 대학가의 모습과 현재 숨가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다방면으로 비춰졌다. 아파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젊음이라지만, 저성장시대에 기회의 문이 좁아진 청춘의 시간을 보내는 그들은 고민이 많아 보였고, 어떤 이들은 방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현실 속에서 수십 번의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낙방하면서, 아파하고 성숙해가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관련 자격증을 10개 이상 취득해서 입사한 직장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다는 선배들의 조언도 그들에게는 또 다른 절망감을 안겨주는 듯 보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휴학을 반복하다 7년 만에 의상디자인을 전공해서 졸업한 한 학생은 국가가 일부 지원해주는 조그마한 의류가게에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이야기한다. 20대 초반까지 부유한 집안의 유학생이던 어느 잘생긴 젊은이는 집안이 어려워져서 한국에 귀국해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한 뒤에야 29살에 회계사 시험을 준비중이다.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오전 8시 이전에 또 학원으로 나가는 등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비춰진다. 여러 차례 승무원 시험에서 낙방한 어떤 젊은이는 4~5명이 함께 모여 그룹스터디를 하면서 서로의 자세를 교정해주는 등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다양한 청춘의 모습에 젊은 시절 작업복을 입고, 열심히 뛰어다니던 20~30대 모습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작업복을 평상복처럼 입고, 아침 일찍 공구상점 문을 열고, 고갯길 넘어 자전거 배달을 다니던 젊은 시절이 불현 듯 떠올랐다. 소달구지로 철재류를 나르던 시절이 있었고, 부산 등을 오가며 조그만한 트럭에서 이불을 덥고 밤을 새워 대전까지 오던 기억도 잠시 떠올랐다. 경험과 연륜이 부족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나는 할 수 있다” 라는 의지로 수십번 넘어져도 또 일어났다. 아픔과 설움은 소주한잔으로 삼켰고, 남들보다 열 번 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선친의 말씀을 믿고 그대로 실천했다. 40년 넘게 외길을 걸어온 철강사업도 그러한 땀과 열정에서 비롯된 듯 하다.

수십년 동안 신입사원 면접을 직접 하는 필자는 사람을 보는데 몇 가지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 업무능력은 나의 판단기준에서 첫째도 아니고 둘째도 아니다. 첫째는 젊은 시절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한 자를 높이 평가한다. 실패를 경험했어도 진심을 다해 노력한 사람을 높이 산다. 실패를 경험하면서 젊은이들은 강해지고, 배우는 것이 많아진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인성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고,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알면, 아랫 사람도 배려할 수 있다. 인성이 바른 사람은 표정과 글씨에서도 그 품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친화력과 적극성 등도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그런 후에 업무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본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젊은이들의 생각과 고민과 꿈, 열정을 언뜻 보았는데, 한편으론 뿌듯한 생각도 들었다. 젊은이들의 노력과 고생이 훗날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그 노력의 진심은 면접관들이 다 알아보기 마련이다. 건성건성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과 땀과 노력, 열정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은 눈빛과 말투, 자신감에서 차이가 난다. 젊은 시절의 고민과 방황은 꿈과 열정 속으로 녹아들어가기 마련이다. 젊은이들이 취업이 어려워지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은 어쩌면 여타 선진국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일련의 과정이지만, 그래도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속에서 더 큰 꿈을 키우고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갖고 다시 한번 도전하길 기대해 본다. 그 힘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리 지역 젊은이들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면서, 러시아 푸시킨의 시를 다시 한번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