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우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교수 |
아이들의 행사는 물론 야외활동을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김밥을 비롯해 봄철 풍성해진 먹거리들이 자칫 '아직 이르다'는 이유로 방심하다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단체급식과 수학여행, 결혼식피로연 등으로 인한 단체발병의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식중독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고 철저한 예방법을 소개한다.
▲식중독은 인류의 역사=식중독은 인류가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에 의해 일어나는 인체의 기능적 장애인 두드러기, 발열(두통),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주증상으로 하는 위장계, 신경계 등의 전신증세를 나타내는 질병을 말한다.
식중독 증상은 섭취된 균량, 균독소량, 화학물질량, 개개인의 생리적조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음식을 섭취했다고 해도 반드시 모두에게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2명 이상에서 증상을 보이면 식중독으로 간주한다.
식중독의 종류로는 원인에 따라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 비세균성 식중독과 약 80%를 차지하는 세균성 식중독으로 구분된다. 균성 식중독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발생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는 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자연독 순으로 나타난다. 세균성 식중독은 과거에는 5~9월의 여름철에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식중독의 위험에 항상 대비해야 하며,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살모넬라 식중독(Salmonella)=잠복기는 12~24시간이다. 증상의 특징은 38~40℃의 발열을 동반한 급성위장염이다.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섭취량 등에 의해 증상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메슥거림, 구토, 설사, 복통, 발열에 의한 전신권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급격히 시작되나 보통 4~5일이면 열이 내리며 회복된다.
살모넬라는 쥐, 가축, 곤충류, 파충류, 양생류 등 광범위한 동물을 숙주로 넓게 분포돼 있고, 또 사람도 보균자가 되어 옮기므로 감염원이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감염원으로부터 대부분의 경우 식품을 매개로 해서 사람에게 감염된다. 살모넬라 식중독의 원인식품으로서 육류 및 난류, 그 가공품이 제일 많으며, 식육을 생식하는 습관 등으로 도살후에 보균동물로부터 2차 감염에 의한 것이 대부분으로 보인다.
이 균은 60℃에서 20분의 가열로 사멸되므로 식품을 가열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10℃이하에서는 거의 발육하지 않으므로 식품을 저온으로 보존해야 한다.
▲장염비브리오 식중독(Vibrio)=주로 생선 어패류가 원인식품이 되어 6~10월에 걸쳐서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식중독 가운데 제일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장염비브리오의 발육 최적온도는 37℃정도로 최적조건 하에서는 약 10분에 1회의 속도로 분열하여 빠른 속도로 발병량에 도달한다.
잠복기간은 8~15시간으로 살모넬라균보다 짧고, 증상은 상복부의 격심한 통증으로 시작해 구토, 설사, 발열(37~38℃)등이 일어난다. 설사는 반드시 나타나며 묽은변이 많다. 중증일 때는 점액변, 점혈변이 보이므로 이질로 착각할 수도 있다. 보통 1~3일 정도면 심한 증상은 줄어들며 약 1주일 정도면 회복된다. 장염비브리오는 열에 약해서 60℃에서 5분, 55℃에서 10분의 가열로 사멸되므로 가열조리한 식품은 안전하다. 0~2℃에서 보존하면 생선에 붙어있던 균은 1~2일이면 사멸하므로 냉동식품도 안전하다. 이균은 담수에 대해 저항력이 약하므로 잘 씻으면 상당한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포도상구균 식중독(Staphylococcus)=황색 포도상구균이 식품중에서 증식해 인테로톡신(enterotoxin)을 생산했을 때 이를 함유한 식품을 섭취해 발생하는 독소형 식중독이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사람과 동물의 화농성 질환의 원인균의 하나로 각종 병소에 존재할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과 동물의 비공, 인공, 피부 등에도 상존하며 토양, 진애(티끌ㆍ먼지), 하수 등 넓게 자연계에 분포하기 때문에 식품이 이들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로 식중독 발생시 감염원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식중독의 특징은 장티푸스 다음으로 발생상황이 많다는 것과 잠복기가 극히 짧다는 것이다. 또한 한번 식품에서 생산되면 예방이 곤란하다.
이밖에도 위장염증상을 주 증상으로 하는 클로스트리디움 식중독(Clostridium), 밥이나 떡 등의 전분질이 주원인이 되는 세레우스균 식중독(Bacillus cereus), 저 연령층일수록 감수성이 높은 여시니아 식중독(Yersinia enterocolitica), 잠복기가 다른 식중독보다 긴 켐필로박터균 식중독(Campylobacter jejuni/coli), 최근 전세계적으로 새롭게 대두된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Pathogenic Escherichia coli), 장관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coli. EHEC), 리스테리아균 식중독(Listeria monocytogenes) 등이 있다.
▲식중독의 치료 및 예방=식중독의 치료는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에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환자는 수분이 모자라므로 물을 조금씩 여러번 주도록 하고,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과 소금을 타서 먹거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한다. 이외에 비타민과 소금은 필요하지만 과일즙이나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재료 , 취급 및 보관, 해동 등 생산에서부터 유통, 조리, 저장, 섭취 등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식중독 세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식중독의 원인식품인 식육의 경우 도살전 또는 도살중에 식육에 세균의 침입 또는 한 도체로부터 다른 도체로의 세균의 이행 등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최용우 교수는 “가공현장과 취사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현장 위생 및 종업원 위생을 통해 미생물의 확산이 방지돼야 한다”며 “특히 병원균들이 증식할 수 있는 모든 식품들의 충분한 가열 및 냉각을 실시하고 2차 오염(secondary contamination)을 방지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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