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보가 대전권 대학별 명예박사 수여현황을 파악한 결과, 충남대가 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론 한남대 36명, 대전대 14명, 배재대 14명, 목원대 9명, 우송대 5명, 한밭대 4명 등 모두 150명으로 조사됐다.
충남대는 올해 개교 61주년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1명 꼴로 명예박사 학위를 준 셈이다.
올해 개교 57주년인 한남대는 목원대보다 역사가 2년 짧지만 명예박사 수여자는 4배나 많았다.
한남대의 경우, 2008년 3월 취임한 김형태 총장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인사가 10명으로 역대 총장 가운데 명예박사 학위를 가장 많이 줬다. 기독교 법인임에도 김 총장은 김영태 대한 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이외에는 육·해·공군 참모총장, 언론사 회장, 외국 대학 총장 등 다양한 인사들에게 명예박사를 수여했다.
당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2008), 임충빈 육군참모총장(2009), 정옥근 해군참모총장(2009) 등 육·해·공군 참모총장 모두가 김 총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반면, 같은 기독교 법인인 목원대는 개교 59년 동안 9명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한 가운데 대부분 전·현직 목사들에게 준 명예신학박사 학위다.
배재대는 정순훈 전 총장(2003년 3~2011년 2월)이 모두 9명에게 명예박사를 수여해 가장 많았다.
정 전 총장은 홍선기 전 대전시장, 남재준 전 육참총장(현 국정원장), 리언 러포드 한미연합사령관, 이택석 하나로 국민연합 최고위원, 표재순 SBS 프로덕션 전 대표이사 등에게 각각 명예경영학 박사, 명예법학 박사 학위 등을 수여했다.
대전대는 사돈관계인 김보성 전 대전시장에게 1997년 명예행정학 박사를 수여하는 등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경제학), 이원범 전 자민련 국회의원(법학), 박세직 전 재항 군인회 회장(군사학), 정철우 한강안마원 원장(보건학) 등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줬다. 특이한 점은 전·현직 민선 대전시장 모두가 각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선기 전 대전시장은 배재대,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충남대, 염홍철 대전시장은 충남대와 배재대에서 각각 명예박사를 받았다. 현직 국회의원 가운데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충남대와 한밭대에서 각각 명예박사를 받았다.
각 대학별 규정에는 '문화와 학술 및 사회발전, 인류문화 향상 등 특수한 공헌과 업적이 있는 자'로 명예박사 학위수여 자격을 명시해놨지만, 일각에서는 대학의 이해를 위해 명예박사 학위제도를 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사회활동이 많은 총장일 수록 재임기간에 명예박사 학위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부가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검증하거나 남발하는 대학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