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갖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이달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수당 인상안을 발표했으며, 충남도는 지난달 '중고참'을 최일선인 읍ㆍ면ㆍ동에 배치하는 업무환경 개선책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수 있어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통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15면
전문가들은 지자체에서 해마다 증가하는 복지업무를 반영, 직무 재설계를 통한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어떤 대책들 있나=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자체의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의 특수업무 수당이 다음 달부터 현행보다 월 4만원씩 인상된다. 안행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일부개정령안'을 지난 13일부터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월 6만원을 받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경우 월 10만원을, 월 3만원을 받는 행정직 등 기타 공무원의 경우 월 7만원을 받는다.
충남도는 사회복지 일선인 읍ㆍ면ㆍ동에 신규 사회복지 공무원 대신 3~5년 경력의 '중고참'을 투입키로 했다. 또 복지부서에 결원이 생길 경우 행정직 등을 최우선 배치토록 했다.
이번에 도가 밝힌 '사회복지 공무원 업무환경 개선방안'은 사회복지 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덜고 대민 복지업무 수행능력을 높일 필요성에 따라 마련됐다.
이 밖에 분기별 업무연찬 워크숍 및 분야별 간담회를 비롯해 복지시책 모범 공무원 해외연수 기회 부여 등 역량강화 및 사기진작 방안도 내놨다.
▲실질적 대책 나와야=안행부가 내놓은 사회복지 공무원의 수당 인상안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처우개선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충남도가 발표한 개선방안의 경우 권고사항이고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시ㆍ군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3~5년 경력의 사회복지 공무원을 최일선인 읍ㆍ면ㆍ동에 배치하는 문제도 당장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중고참'공무원들의 반발 우려와 함께 우리나라 사회 통념상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복지 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복지 업무에 비례한 인력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 가장 큰 문제는 지방정부의 일이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련예산은 크게 늘지 않는데 있다”며 “특히 사회복지 업무는 감당이 안될 만큼 많아졌다. 하지만, 지자체의 공무원 정원은 총액인건비로 묶여 있어 맘대로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복지 업무가 늘어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많이 필요하지만, 다른 공무원 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시스템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지자체의 직무 재설계를 통한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