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건 대전시 교육의원·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라는 노랫말만 들어도 괜히 울컥해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성장하는데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도움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미담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참으로 존경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승의 날에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아이들은 하는데 혼자 하지 않으면 내 아이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에 갈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 교사들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보내온 선물을 받아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고민이란다.
존경받아야 할 선생님의 모습보다는 교육현장에서 실추된 교권과 교육자들의 비리가 먼저 떠 오르게 되는 것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근래에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패륜적인 교사폭행과 권위가 서지 않는 교단에서의 선생님 모습 및 매관매직이나 청렴결백이라는 말이 오버랩 되는 것은 얼마만큼 교육현장이 어려운 상황인가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군사부일체'라는 스승존경의 훌륭한 풍토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지 곰곰이 고민을 해 보게 된다.
근래 각종 언론의 헤드기사를 살펴보면 교육가족으로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추악한 부정 비리, 장학사 매직, 뇌물수수, 청렴결백 등 교육자가 솔선해야 할 마당에 오히려 앞장섰다는데 국민들은 더욱 실망이 큰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윤리는 청렴을 지키는 일이다. 뇌물은 사회의 신뢰관계를 훼손한다. 신뢰관계가 훼손되면 사회자본이 붕괴되고 국가 정통성이 상실되어 결국은 패망하고 만다. 교육자의 부패는 규모가 작다고 할지라도 국민의 체감도가 높다. 교육의 본질에 비추어 국민들은 교육 분야 종사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윤리와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교직은 많은 현실적 제약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법률적으로 보장된 전문직이다. 전문직은 과업 수행에서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됨은 물론 이에 상응하는 자율성도 주어진다. 그러나 전문직에 주어지는 자율성의 전제 조건은 다른 직종보다 현격하게 높은 윤리성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윤리의식이 결여된 일부 교육자의 모습은 그것이 아무리 일부의 행동이라 할지라도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와 교직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에 40만 교원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회복하기 위해 교사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랑과 봉사, 정직과 성실, 청렴과 품위, 준법과 질서에 바탕을 둔 사도 확립에 우리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육계에서 터져 나오는 비리는 이제 멀리 사라졌으면 한다. 같은 교육가족으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은 교사가 희망이다. 교사의 사기를 살려줘야 붕괴된 우리 교육이 바르게 설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 꿋꿋이 학생교육에 헌신해 온 교사들은 이젠 존경으로 대하고 교사의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 그러나 세상은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일이 이젠 교사의 머리채를 잡는 세상이 됐다. 이런 세상에서 올바른 교육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바로 교사의 존중과 존경없이는 학생들의 바른 성장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스승의 날 제정 목적은 학생이나 일반국민들에게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도록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남다른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모든 이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스승으로 존경받을 것이다. 스승의 날을 보내며 실추된 교권을 생각하고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마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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