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예전에 효(孝)의 개념은 자식이 부모 공경의 주요개념이었으나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 효 라는 인문학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근대의 효는 '효(孝)'와 '경(敬)', '애(愛)'의 하드웨어(Hardware)의 원개념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배려와 사랑, 나눔이라는 부수적인 소프트웨어(Software)의 보조개념으로 나누어 생각 할 수 있다. 예전의 일방적인 윗분에 대한 섬김은 진정한 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위와 아래가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고 나누는 양 방향의 효 개념으로 간다. 여기서의 효(孝)는 자녀들 세대인 수요자에 맞는 실천이어야 하며, 경(敬)은 사회적 공경과 정중함이고, 애(愛)는 가족간 배려와 나눔, 평등의 수평적 관계여야 한다고 한다. 예전처럼 나이가 들었다해서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효를 원하면 안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부모를 끔찍이 섬기고 조상을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원시 샤머니즘의 핵심이었던 지난 시대가 있었다. 당시 효 사상은 일종의 민족 신앙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에 불교와 유교와 접합하여 더욱 세련되고 체계화되면서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삶의 정신과 사상을 이루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은 상경하애(上敬下愛)의 기본 정신으로 하여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나눔이 근대의 효 문화다. 진정한 효는 수직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소통과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오래가고 진정성이 묻어난다고 한다.
중국의 성인 공자(孔子)는 견마지양(犬馬之養)이라 하여 진심으로 상대에 대하여 공경하는 마음이 없이 그리 부양만하는 것은 안된다고 염려하고 있다.
그리면서 공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제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감히 남을 미워하지 못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는 자는 감히 남을 업신여기지 못하나니,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제 부모에게 다하고 보면 덕스러운 가르침이 백성들에게 까지 미쳐서 천하가 본받게 될 것이니, 이것이 근본적인 효와 경, 애의 실천이다.”
중국 공자와 그의 제자 증삼(曾參)이 문답한 것 중에서 효도에 관한 것을 간추린 효경(孝經)편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효도란 하늘의 떳떳한 것이며, 땅의 옳은 것이며 백성의 행실이다. 이는 하늘과 땅의 떳떳한 것을 백성들이 본 받은 것이니, 하늘의 밝은 것을 본 받고 땅의 옳은 것을 ?아서 이것으로 천하를 순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그 가르침은 엄숙하지 않고서도 이루어지며, 그 정사(政事)는 엄하지 않고서도 다스려지는 것이다.”
대전 중구는 지난해부터 효 가치 실현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해 구정 어젠다를 '효 가치 원년 실천의 해' 로 정하고 뿌리공원을 기본 축으로 족보박물관 운영, 안내관 개설, 부모님 전상서 손 편지 쓰기 운동, 효 저금통 운영, 가훈 써주기,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 금요일 가족과 함께 하기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와 세계 최초의 '효 월드' 기치를 내걸고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명작 『어린왕자』를 집필해 자연과 인간성 실천적 관계에서 신선한 영역(領域)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생텍쥐페리의 명언 앞에 무슨 말을 더 언급하랴?
“부모님께서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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