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교복 한 벌 구입하려면 동복의 경우 20만원이 훌쩍 넘으며 여름철 교복 남방의 경우 자주 세탁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벌 구입하다 보면 하복 역시 10만원 이상 줘야 한다. 때문에 동복이든 하복이든 구입비용 지출에 따른 학부모들의 부담은 만만치 않다.
특히 충남의 경우 지난해 교복 가격이 하복은 전국에서 가장 비싸고, 동복은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드러나 얼마전 충남교육연수원에서 학부모 대표들이 모여 자구책을 논의했을 정도다. 충남교육청 역시 학교별로 공동구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동구매라고 무조건 믿을 수는 없다. 지난 3월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이 공개한 서울지역 전체 중·고교 663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교복 구매 실태자료에 따르면 19개 중학교와 30개 고등학교는 개별구매 가격보다 공동구매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업체들이 담합 등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같은 제조업체의 교복이 학교마다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등 담합의 의혹이 짙다는 점도 지적됐다.
업체 간 담합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교복 생산업체들이 특정 학교에 교복을 납품하려는 노력 또한 치열하며 이에 따른 부적절한 일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조리로부터 자유로운 교복물려주기운동이 한동안 활발하게 펼쳐졌지만 이젠 좀처럼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교원단체들이 교복 가격 인하에 동참하기로 한 것도 반갑지만 교복물려주기운동을 함께 펼쳐보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헤지지도 않은 교복은 사실 버리기도 아깝다. 그러나 재학생만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의 폭도 좁다. 결국 교복물려주기운동이 묘책인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부모의 경우 교복을 누구에게 물려받고 싶어도 자존심 때문에 선뜻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교육청 및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폭넓은 교복물려주기운동을 펼친다면 학부모들은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다. 교복물려주기운동 전개를 다시 한 번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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