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실험을 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모형 선박 2. 휘핑현상 실험. 작은 폭약에도 선박이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확인 3,4. 폭발장면. 순식간에 약 30m의 물기둥이 솟구치면서 선박을 타격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배가 산산조각 났다.
사진제공=신영식 교수 |
KAIST(총장 강성모)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신영식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9일 당진시 채석장에서 폭약의 수중폭발로 인한 충격이 선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마쳤다.
이날 연구팀은 작은 힘으로도 공진에 의해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휘핑(whipping) 현상을 재현하는 실험과 물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버블 젯(Bubble Jet)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크기 8.4m(세로)ⅹ0.68m(가로)ⅹ0.41m(깊이), 무게 350㎏의 알루미늄 재질 모형 선박을 만들어 가속도, 속도, 압력, 변형 측정 센서를 부착했다.
실험은 모형선을 물에 띄운 상태에서 폭약의 양과, 폭약과 배와의 거리를 바꿔가며 수중에서 폭약을 폭발시켜 각 센서의 응답데이터를 기록했다.
이날 연구팀은 휘핑 실험결과 선박 바로 밑 물속 3m에 있는 0.2㎏의 약한 폭약에도 모형선박이 위태로울 정도로 크게 요동쳤다.
공진 현상으로 잘 알려진 이 현상은 특정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의 힘이 외부에서 가해질 때 진폭이 커지면서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배의 손상실험은 버블 젯의 위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최초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버블 젯에 의한 배의 손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거쳐 물속 1.5m에 1㎏의 폭약을 터트리자 순식간에 약 30m의 물기둥이 솟구치면서 선박을 타격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났다.
신영식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함정의 내충격성 강화 및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선박과 잠수함 등의 설계 시 수중폭발 실험을 반드시 수행한다”며 “각국에서는 실험결과를 보안자료로 관리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공개하지 않아 독자적으로 실험을 수행해야한다”고 이번 실험의 중요성을 밝혔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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