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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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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가을, 구글의 회장 '에릭 슈미트'와 구글의 싱크탱크 구글 아이디어의 소장 '제러드 코언'은 이라크에 머물면서 전쟁으로 인해 모든 물리적인 인프라가 초토화된 사회의 재건을 돕는 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 최첨단의 기업을 키워왔던 그들도 이라크를 돌아다니면서 처음 느낀 생각은 좌절감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음식, 물, 전기도 제대로 구할 수 없고, 쓰레기도 치워지지 않는 나라에서 디지털 기술의 시대를 목격하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기본적인 일용품조차 구하기 힘든 나라에서 어디를 둘러보건 휴대전화가 쉽게 목격됐다는 것이 그 실마리다. 상식적으로 의식주가 제대로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휴대전화 같은 디지털 기기의 구입은 이라크 국민들의 삶에 있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가장 후순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휴대전화를 최우선 순위로 장만했던 것이다.
이라크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교전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재건이었다. 즉 세상과 연결되는 수단을 구하는 것이 가장 1순위가 된 것이다. 이 시점부터 '에릭 슈미트'와 '제러드 코언'은 미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이들이 논쟁하고 있던 주제와 관련 깊은 사건들이 세계적으로 잇달아 일어났다. '위키리크스'가 갑자기 등장하여 수십만 건의 디지털 비밀기록을 개방해버리고, 아이티와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으며,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은 그 속도와 강력한 전염성을 통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사건들의 의미와 결과를 토론하면서 향후 추세를 예측하고, 기술 중심의 해결책들을 이론화한 결과가 바로 이 책 '새로운 디지털 시대'다.
이 책의 중심 키워드는 바로 '연결성'이다. 2013년을 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두 개의 세계에서 생활을 한다. 바로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진 현실 세계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가상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10년 후에는 전지구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이 없이 모두 연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경우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저자들이 '디지털 기술로 인한 연결성의 확대'를 미래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하는 이유는, 그것이 국가나 기득권층의 권력이 개인에게 이양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는 소수의 인물이 혁명의 선봉장에 섰지만, 이제는 체제나 권력에 분노를 느끼는 수많은 개인이 각자 가상세계에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개인들을 탄압하는 국가의 수법 또한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 기관이 온라인 상의 여론을 호도하는 작업을 하거나 직접 해킹을 하는 수준을 넘어서 국민의 지문이나 DNA 정보를 활용하여 국민들을 집중 관리하는 경찰국가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연결성'이 가져오는 개인의 신원이나 보안문제, 테러와 혁명, 그리고 우리 삶을 둘러싼 수많은 미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인 역할 혹은 재난과 같은 악영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다. 이와 같은 책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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