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라면 가물(가뭄)에 단비 만난 듯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정부과천청사 출입기자단에 해명한 내용은 좀 다르다는 점이다. 과학벨트 부지매입지를 전액 국비에서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의 재확인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종래의 전액 부담 불가 입장과 대체로 일치하는 내용이다.
부지매입비 대전시 분담은 지난 정부에 이은 현 정부의 사실상 공식 입장이었다. 최 장관도 “대전시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해 왔었다. 그렇다면 전액 부담 발언은 뭔가. 태도 돌변인가 아니면 충청권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원만하게 끝내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했나.
전액 국비 편성 약속이 진의임이 분명하다면 과학벨트 사업의 물꼬를 트는 청신호임은 물론이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이후 논란만 더 증폭될 수 있다. '전액 국비 편성 약속'을 했다는 자리는 더군다나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지역 현안을 논하는 당정 간담회 자리였다.
같은 날 오후 과학벨트 담당 부서에서 '부지매입비 전액 국고 지원'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자료를 내놓은 것으로도 보도되고 있다. 만에 하나 참석 의원들이 부지매입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못 간다고 붙잡아 그런 발언을 했다면 씁쓸한 일이다. 알려진 내용으로만 보면 기재부에 부지매입비 전액 반영 안을 올리겠다는 발언은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일단 이해된다.
어쨌든 과학벨트 사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수장인 최 장관이 하겠다고 하고 담당 부서에서 이를 부인하며 해명하는 '그림'은 상식적으로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가 신성장 거점을 육성하는 과학벨트 같은 중대사를 놓고 한낱 껄끄러운 자리를 면피하기 위해 진의와 다른 말을 했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혼선이 없도록 최 장관의 확실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전액 국비 지원 발언의 배경과 의중이 무엇이었건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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