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석교동 주민들이 골목 소유자가 청구한 사용료 소송에 공동으로 대응해 통행권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기로 했다.
유사한 사례에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 사용권보다 주민 통행권을 우선시하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전 중구 석교동 280-40 주민들은 지난 14일 지역구인 윤진근 구의원과 골목에 모여 '골목통행료 소송'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소송이 제기된 골목의 주택은 1983년 3군 본부를 신도안에 조성하는 6·20계획에 고향을 떠나는 이주민들이 거주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신도안을 떠난 주민들이 대전에 정착하기 위해 신도주택조합을 구성해 논과 밭이었던 석교동에 주택 22채를 지은 게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주민들은 28년째 골목을 이용해왔는데, 2010년 12월 부동산경매를 통해 뒤늦게 소유권을 가진 이모(50)씨가 통행료를 요구하는 소송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골목 토지소유자가 8세대에 제기한 지난 28개월치 골목사용료 249만원과 앞으로 월 8만9000원의 사용료 요구 소송에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
대법원에서도 주민 통행 용도로 사용되는 도로라는 사실을 알고 매입한 토지에 대해 소유자의 재산권보다 주민 통행권을 우선시하는 판례가 확인되고 있다.
1992년 대법원 판례에서 주민들이 오가는 통로로 사용되는 것을 알고 토지를 매수한 것이라면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통행료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또 개인이 소유한 도로에 통행을 제한하거나 사용료를 징수할 때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관련 법에 규정하고 있고, 이같은 사례에 사용료 징수를 허가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석교동 조오형(54)씨는 “3군 사령부가 들어온다고 고향 신도안을 떠난 주민들이 석교동에 주택을 짓고 자리잡았던 것인데 이제와 골목 소송이 제기돼 당황스럽다”며 “법원 판례에서 주민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 소송에 공동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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