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충남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이 요금 인상과 재정지원 확대 등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택시요금 인상은 허용하면서 버스요금 인상만 억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문제 삼고 있다.
15일 도와 버스업체 등에 따르면 도내 시내버스업체들이 고유가와 손님 감소 등으로 갈수록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선 비수익노선을 폐지하고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기름값 상승이다. 6년 전 운송비에서 기름값 비중은 50%였으나, 경유값 폭등으로 80%를 육박한다
두번째 이유는 승객 감소다. 농촌 인구의 감소에 따라 갈수록 승객이 줄고 있지만, 주민 불편 등 민원 제기에 따라 노선 폐지는 쉽지 않은 상황.
이로 인해 버스업체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총 1900여 대의 버스를 운행 중인 도내 23개 버스업체의 부채 규모는 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여 유일의 농어촌버스를 운영하는 부여여객은 손님 감소, 민주노총과 통상임금 지급 소송 패소로 회사 버스카드가 압류되는 등 경영악화에 빠졌다.
부여여객은 37대의 버스를 가동 중인데, 버스 1대당 하루 적자액은 16만원으로 연간 25억5600만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
최철근 부여여객 대표는 “직원들 상여금 4개월째 지급하지 못했다”며 “기름은 외상으로 구입해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버스업체들은 3년째 동결된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도내 시내버스 요금은 2010년 2월 평균 9% 인상된 이후 3년 3개월 동안 동결돼 왔다.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은 2년 전부터 버스 요금 인상을 도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그때마다 정부의 공공요금 억제 정책에 따라 반영되지 않았다.
시·군 택시들의 요금 인상이 줄을 잇는 가운데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는 상황. 실제로 당진과 계룡, 천안지역 택시들이 요금을 올렸고, 홍성·예산에서 인상을 추진 중이다.
도가 실시한 버스요금 인상 요구안에 대한 검증용역에서도 인상 요건이 필요한 것으로 나와 버스요금 인상에 대한 명분이 높아지고 있다.
박희복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버스요금이 동결된 지 3년이 넘었다”면서 “버스 요금 인상안 용역결과 대로 도가 이행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충남도는 난감해 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검증결과에서 버스요금 인상 요구안인 1560원보다는 적게 나왔다”며 “이 문제에 대해 관련부서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