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국비 예산 확보에 실패했지만 여기서 쉽게 단념할 수는 없다. 유교 이념의 현대적 의의와 충청권의 얼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전열을 가다듬어 충청권과 기호를 넘어 동아시아 융복합 유교문화권이라는 더 큰 밑그림을 그려볼 시점이다. 이전까지와는 구분되는 내실 있고 차별화된 전략 과제가 요구된다.
원래 기호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은 사업 규모 면에서 최대 1조 5000억원이 소요되는 방대한 규모였다. 그러던 것이 정부의 사업 추진 난색으로 규모가 움츠러들기도 했다. 사업적 규모의 크기 때문이었던 만큼 계속해서 공약과 새 정부 국정과제의 끈을 유지하기 바란다.
한때 한국 유교문화의 꽃이 만개했던 역사적 저력을 살려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의 당위성을 획득해야 할 것이다. 문화자원의 수집, 보전뿐만 아닌 유교테마파크로서의 기능까지 수행해야 한다. 영남은 이미 국가사업으로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이 완료됐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남유교의 개발 사례도 참고할 가치가 있다.
충청권은 논산을 주축으로 연산향교, 노성항교, 은진향교 등 향교 및 서원이 즐비하다. 유교문화 자원이 잘 보존된 편이나 노강서원, 돈암서원이 훼손되는 등 체계적 관리에는 미흡하다. 뒤늦은 사업 시도에 예산 미확보로 기약 없이 뒤로 밀리게 됐다. 출발이 늦어진 만큼 유교문화재의 보존과 현대화를 위한 콘텐츠 발굴로 더 탄탄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자치단체 간 연계 협력과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도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현 단계에서 가장 절실한 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다. 유교문화권 사업은 세종시 배후 문화권 개발 성격까지 띨 수 있다. 연산 김장생과 김집, 회덕 송시열, 송준길 등 수많은 학자를 배출한 지역적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국비 확보는 이후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설득력 있는 유교문화원 건립 논리 또한 꼭 챙겨볼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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