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 |
1963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12차 협의회에 청소년적십자 충남대표로 참가한 필자의 제안이 충남지역에서만 열리던 '은사의 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은 1950년대 말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 학생들이 병중에 계시거나 퇴임하신 선생님들을 위문ㆍ봉사한 데서 비롯됐다.
그랬던 것이 충남 전체로 확산됐고 드디어 1964년 제13차 협의회에서 '은사의 날'이 '스승의 날'로 변경ㆍ지정됐고, 이듬해 제14차 협의회에서는 당초 5월26일이었던 스승의 날이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로 변경됐다.
한때 정부의 정책으로 스승의 날이 폐지됐는데 1982년부터는 우여곡절 끝에 스승의 날이 다시 채택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자가 처음 스승존경 운동을 추진하던 당시와 비교해 지금 우리 사회는 가족기능의 약화와 정보화의 역기능 등으로 사제간 사랑과 존경의 문화가 크게 약화된 게 사실이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등으로 교원의 사기는 점차 저하되고 있으며, 우리의 미풍양속인 스승 존경 문화도 하루가 다르게 퇴색해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학교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더 강조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선생님들의 역할과 책무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모든 무거운 짐을 학교, 그리고 선생님들더러만 지라고 하는 게 옳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부모와 우리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극복해야 할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 제자가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교권을 회복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우리 시는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를 '스승 존경 주간'으로 지정해 스승 존경 문화 확산에 힘쓰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선생님들의 사기진작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교원가족 음악회를 개최하고, 교사와 제자가 함께하는 무료 미술관람회 또한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 시 교육협력 발전에 기여한 선생님들을 표창하고 격려할 계획이다.
특히 스승 감사 맞춤 엽서를 제작해 '전 직원 감사편지 쓰기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미국 켄트 스테이트 대학의 스티븐 토퍼 박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에 강한 영향을 준 사람에게 감사 편지를 쓰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그는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감사 편지 쓰기”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감사'라는 놀라운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감사편지의 놀라운 효과를 과학 잡지 사이언스데일리에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잊지 못할 스승으로 학창 시절의 선생님들을 떠올린다. 그때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과 행동에 강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디지털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요즈음이라지만,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감사를 표현한다면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승 존경 주간을 맞아 자녀와 함께 추억의 졸업 앨범을 넘기면서 학창 시절의 스승님을 회상하며 한 통의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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