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현장을 찾아서] 녹색도시 대전… 화초·나무도 치료해줘요

[자치현장을 찾아서] 녹색도시 대전… 화초·나무도 치료해줘요

시청사엔 가정용 화초 고쳐주는 '화분병원' 한밭수목원 '나무병원' 조경수 등 맞춤관리

  • 승인 2013-05-14 14:03
  • 신문게재 2013-05-15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자치현장을 찾아서]대전 화분병원·나무병원

▲ 지난 3월 대전시청에 문 연 화분병원.
▲ 지난 3월 대전시청에 문 연 화분병원.
집에서 가꾸는 나무와 화초가 병들거나 생육이 부진할 때 마땅한 치료방법을 몰라 당황한 경험이 있다.

말 못하는 식물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물어볼 수 없고 전문지식도 없어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이럴 때 병든 나무와 화초의 생육상태를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는 전문시설과 인력이 대전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드물다.

대전시(시장 염홍철)와 한밭수목원(원장 이대균)이 각각 화분병원과 나무병원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식물치료와 교육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시청사 동문 옆에 126㎡규모의 유리온실과 육묘장(220㎡)을 만들어 시민들의 병든 화분을 치료하고 있다. 화초를 가꾸고 치료하는 전문원예사 1명이 상주하고, 공무원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화분식물 의사(가칭) 4명이 맡긴 화초를 가꾼다.

▲ 화분병원에서 시민이 맡긴 화초에 화분갈이를 하고 있다.
▲ 화분병원에서 시민이 맡긴 화초에 화분갈이를 하고 있다.
화초가 동해를 입어 시들해졌거나 뿌리가 썩은 난초, 잎이 마르는 경우 등 시민들이 맡긴 화분을 정성스레 돌본다. 이중에는 가지를 치고 새순을 받는 등 외과적 치료에 1~2주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기자가 화분병원을 찾은 날(13일)에도 시민들이 맡긴 알로카시아, 금전수, 산세베리아 등이 치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예사 정선미 씨는 “집에서 기르는 화분식물은 대부분 음지식물이지만, 그중에서도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그렇지 않은 종류가 있다”며 “뿌리를 소독하거나 화분을 바꿔 생육환경을 개선해주고 온실에서 경과를 관찰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개원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시민 90명이 이곳에 병든 화초 183개를 의뢰해 대부분 치료했다. 또 시민이 남기고 간 화분 200여 개는 건강한 화초가 담겨 이달 중 관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될 예정이다. 대전시청 화분병원 소식이 전국에 알려지며 울산·전라북도·통영·인천 등에서 기관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 한밭수목원 나무병원 직원이 병든 나무의 수목진단을 하고 있다.
▲ 한밭수목원 나무병원 직원이 병든 나무의 수목진단을 하고 있다.
시청 조경수 관리담당인 전재현 씨는 “유리온실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식물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게 해주고 영양제와 발근제를 통해 식물을 치료하고 있다”며 “분갈이할 때는 화분을 가져오면 되고, 별도의 비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청 화분병원과 별개로 한밭수목원은 자체적으로 나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조경수처럼 큰 나무에 병해충을 정밀진단하고 적절한 방제와 치료방법을 조언해준다.

병든 나무의 사진을 이메일이나 팩스를 받은 후 일차적으로 문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목연구사가 현장에 나가 치료방법을 안내한다.

한밭수목원 박민우 연구사는 “학교 조경수의 생육문제를 문의해오거나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도 담장 안 나무치료를 요청해오고 있다”며 “민간전문가와 함께 현장치료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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